사회
"흉측하다"…뭇매에 파손된 전두환 동상 어쩌나
입력 2020-06-04 13:09  | 수정 2020-06-11 14:05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악행을 기억하자는 뜻으로 만든 동상이 '민심의 심판'에 파손됐습니다.

흉물이라고 지적받는 동상의 처리 방향을 두고 5·18단체와 광주시가 고심에 빠졌습니다.

오늘(4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전두환 치욕 동상'이 시민의 뭇매를 맞아 심하게 파손됐습니다.

포승줄에 묶여 무릎을 꿇은 형상의 조형물은 얼굴 절반가량이 떨어져 나가고 상반신도 앞뒤로 쪼개진 채 방치돼 있습니다.


이 조형물은 전씨가 광주지방법원에 피고인으로 출석한 올해 4월 27일 등장했습니다.

5·18 유가족은 전씨 조형물을 때리며 40년 묵은 울분을 토했습니다.

조형물은 당일 공판이 끝나고 나서 옛 도청 앞으로 옮겨졌고, 오가는 사람의 매질이 계속되면서 본래 형상을 잃었습니다.


심하게 파손된 모습에 일부 시민은 '흉측하다'며 전씨 동상을 철거해달라는 민원을 광주시에 제기했습니다.

5·18단체는 한시적으로 전시하려 했던 조형물이 뜻하지 않게 망가지면서 처리 방향을 두고 고심 중입니다.

진심 어린 사죄가 없는 만큼 전씨 동상을 존치하자는 주장과 당초 계획대로 치우자는 의견을 두고 명확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존치론도 작가에게 수리를 의뢰하자는 입장과 성난 민심이 반영된 지금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자는 의견으로 나뉩니다.

전씨 동상을 지금 자리에 보존하려면 광장 사용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관련 절차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5·18단체 관계자는 "모두가 맞는 이야기라서 명확한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른 시일 안에 의견을 하나로 모을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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