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독립투사 62인 1백 년 만에 국적 찾았다
입력 2009-03-18 19:46  | 수정 2009-03-18 19:46
【 앵커멘트 】
독립투사들 가운데 일제 시절 호적 편입을 거부해 지금까지도 무호적 상태로 남아 있던 열사들이 있습니다.
대략 3백명 가량 되는데, 법원이 단재 신채호 선생을 비롯한 62명에 대해 가족관계등록부를 만들어주기로 했습니다.
김경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독립군 양성에 일생을 바치며 임시의정원 의장까지 지낸 고 윤기섭 선생의 큰 딸 윤경자 씨는 지나간 세월이 아련하기만 합니다.


자랑스러운 아버지였건만 호적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사생아로 살아왔던 지난 50여 년.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건국훈장이 수여되던 20년 전처럼 아버지 이름으로 된 가족관계등록부가 나온다는 말에 가슴 벅차기만 합니다.

▶ 인터뷰 : 윤경자 / 고 윤기섭 선생 큰딸
- "감개무량하고 고맙고… (국가에서) 당연히 해주셨어야 할 일이고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국가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무호적 상태로 남아있다가 이번 가정법원의 결정으로 가족관계등록부가 만들어지는 독립유공자는 윤기섭 선생을 포함해 모두 62명.

이 가운데는 단재 신채호 선생을 비롯해 임시정부 부주석을 지낸 김규식 선생, 그리고 안무 국민회군 사령관 등 우리에게 낯익은 독립운동가들도 포함돼 있습니다.

▶ 인터뷰 : 이명철 / 서울가정법원 공보판사
- "이번 결정이 그분들의 희생정신과 애국정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정부는 이번에 만들어진 가족관계등록부를 다음 달 13일에 있을 임정 수립 90주년 기념식에서 후손들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일제가 만든 그 어떤 것도 따를 수 없다는 고인들의 숭고한 뜻은 1백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고국의 품에서 잠들게 됐습니다.

mbn 김경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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