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외국인, 코스피 미니선물서 사상 최대 순매수
입력 2020-06-03 17:55  | 수정 2020-06-03 19:50
◆ 글로벌 증시 동반 랠리 ◆
3일 급등장에서 주목할 현상은 원화값 급등과 이에 따른 외국인의 코스피200선물 대량 매수다. 이날 유가증권 현물시장에서 외국인은 2000억원대 순매수를 보였지만 미니코스피200선물에서는 5만3000계약, 7600억원 이상의 대량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날 외국인 순매수금액은 2015년 7월 20일 미니코스피200선물시장이 개설한 이래 사상 최대 규모다. 종전 최대치는 2016년 10월 11일 4565억원 순매수였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200 선물(빅선물)과 미니선물을 합쳐 6500억원가량을 순매수하며 지난 4월 1일 8210억원대 순매수 이후 가장 많이 사들였다. 외국인의 미니선물 순매도에 대응하면서 포지션을 유지하기 위해 국내 금융투자기관은 미니선물을 5만4000계약, 7700억원 이상 순매도하는 동시에 코스피200 내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포스코, 신한지주, KB금융 등 그간 반등장에서 성과가 저조했던 종목들이 일제히 오르며 코스피가 하루 만에 2140선으로 급등한 원인이다.
외국인의 선물시장 대량 매수는 원화값 강세 영향으로 관측된다.
홍콩 국가보안법을 빌미로 미·중 갈등이 무역합의 파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지난달 말 무렵 달러당 1240원대까지 추락했던 원화값은 이날 1210원대로 급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 종가(1225.4원)보다 8.6원 오른 1216.8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4월 10일 1208.8원 이후 54일 만에 최고치다.

원화값 상승이 지속될 경우 그간 외국인 보유 비중이 축소됐던 시총 상위 대형주로 추가 매수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에서 집계한 연초 대비 코스피 시총 비중이 높으면서 외국인 비중이 축소된 대표 업종은 반도체(27.6%), 자동차(5.6%), 은행(4.4%) 등이었다. 그간 원화값 약세로 삼성전자나 현대차 같은 외국인 선호주 시총 비중이 줄어든 만큼, 원화값 강세가 되면 빠르게 반등할 수 있는 업종도 반도체, 자동차, 은행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6월 선물·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실물경기지표와 기업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시화되면서 기대감과 유동성이 이끈 상승장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히 존재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6월 중 발표되는 주요 실물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시장이 재차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갑성 기자 /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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