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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은 봉`…민원 가장 많은 `진상 여행사` 불명예 1위는?
입력 2020-06-03 10:06  | 수정 2020-06-03 12:07

민원이 가장 집중된 여행사는 어디일까.
물론 코로나 시대 하늘길이 막혀 여행 자체가 의미가 없다. 하지만 소비자를 봉으로 보는 '진상'의 정체 정도는 알고 가야 한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이 국내 주요 여행사 8곳을 대상으로 소비자 불만을 조사한 결과가 여행업계에 화제를 뿌리고 있다.
◆ 민원 가장 많은 여행사는 하나·모두
이 조사에서 민원 점유율이 가장 높은 여행사는 공교롭게도 덩치가 가장 큰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 항목은 총 민원 건수와 시장점유율 대비 민원점유률, 민원처리율 등 3개 항목이다. 홈어플라이언스, 통신, 자동차, 유통과 함께 여행부문까지 총 13개 부문 24개 업종 160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9년 한 해 동안 소비자고발센터에 접수된 소비자 민원을 분석한 결과다.
최근 400억원을 들여 시스템 전체를 개편한 하나투어. 민원 점유율은 모두투어와 함께 업계 톱을 달리고 있다. [사진 = 하나투어]
여행사 중 민원점유율이 가장 높은 곳은 모두투어로 29.1%를 차지했고 업계 1위 하나투어가 28.1%로 2위를 달렸다. 두 업체의 민원 합계는 조사대상 8개 여행사의 절반 비중을 넘는다.
불명예 1위를 차지한 업계 2위 모두투어는 연 매출액 규모가 2000억원대 후반으로 1위 8000억원대에 육박하는 하나투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어서 불만에 대한 대응처리가 위험수위에 달했다는 평가다.
3위는 항공권 예약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인터파크투어로 17.5%의 민원이 집중됐다.
코스닥 상장사인 노랑풍선과 롯데관광이 나란히 4위(13.4%)와 5위(6.6%)를 각각 기록했다.

민원접수가 합격점인 곳은 참좋은여행, 한진관광, NHN여행박사 등 3곳 정도다. 모두 1%대의 민원 점유율이다. 소비자 불만처리에 능숙하게 대처했다는 방증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매출이 많다는 건 그만큼 송객 규모가 크다는 의미다. 불만의 건수도 많을 수 밖에 없다"며 "하지만 참좋은, 한진, 여행박사 등은 꾸준히 호평을 받은 곳이라, 이번 조사를 신뢰할 만 하다"고 말했다.
◆ 취소 수수료·가이드에 불만 집중
그렇다면 소비자들이 가장 불만을 느끼는 항목은 어디일까. 여행족의 불만이 집중된 곳은 '취소 수수료' 항목이다. 전체의 27.7%로, 민원의 3분의 1 가량이 수수료 불만이었던 셈이다. 특히 모두투어를 제외한 7개 여행사의 최다 불만 항목은 모두 취소 수수료가 차지하고 있다. 홍콩 시위와 일본 불매운동 등 줄이은 외생변수에 취소 건수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관련 민원도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여행 취소가 급증세를 타면서 이 항목의 불만 접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여행경비 결제와 선택관광(옵션) 강요, 여행지 사고와 관련된 민원 건수가 그 뒤를 이었다.
'결제(15.8%)'에 대한 불만도 상당한 수준이다. 항공권 결제 후 시스템 오류 등으로 취소 통보를 받아 재결제하는 과정에서 가격이 올랐다는 민원과 추가 결제 문제 등이 대부분이다.
불만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옵션 여행과 가이드 불만도 13.5%를 차지한다.
가이드 불친절과 여행지의 옵션 관광을 강매하는 행태는 꾸준히 불만이 이어지는 항목이다.
여행사 별로 불만양상도 조금씩 차이가 난다. 업계 1위 하나투어에는 수수료 불만 건수가 가장 많고 결제 선택관광 민원이 16.9%를 차지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건 '허위과대광고(실제 여행상품이 광고내용과 다름)'에 대한 민원이다. 허위 광고는 안내를 받은 여행코스와 실제 여행코스가 다르다는 의미다. 여행지과 코스에 대한 '덧칠'이 좀 심했다고 보면 된다. 하나투어는 이 항목에서 7.8%로 여행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갑작스러운 여행지 사고에 대한 응대는 여행사의 필요조건이다. 여행사 순발력을 의미한다. 순발력이 떨어지는 두 곳은 인터파크투어와 모두투어다.
이 두 곳 여행사는 '사고'와 관련 민원이 각각 28.6%, 22.6%를 기록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여행지에서 상해를 입거나 위생 문제로 탈이 났다는 민원과 배정된 룸 착오로 불편을 겪었다는 내용이다.
노랑풍선의 경우 수수료 관련 민원이 63.6%로 거의 대부분이다.
종합적으로 불만 대응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곳은 참좋은여행 여행박사 한진칼 등 3개사다. 참좋은여행은 이미 헝가리 크루즈 사건 때 민첩한 대응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여행업계 한 사장은 "취소 수수료 외의 항목이 오히려 중요하다. 특히 가이드 불친절 옵션관광은 뿌리를 뽑아야 할 관행이다"며 "최근에는 홈쇼핑 여행상품이 많이 등장하면서 허위광고에 대한 지적도 많다. 업계 스스로가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익수 여행·레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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