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목누르기, 미 경찰의 인종차별 기술?…피해자 65%가 흑인
입력 2020-06-03 09:40  | 수정 2020-06-10 10:05


격렬한 항의시위를 부른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발생한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이 목을 눌러 제압한 용의자의 3분의 2가 흑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플로이드는 지난달 25일 백인 경찰에게 목을 짓눌려 숨졌습니다. 그의 목을 무릎으로 누른 데릭 쇼빈 전 경관은 3급 살인과 2급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현지시간으로 오늘(2일) CNN방송이 미니애폴리스 경찰의 무력사용 기록을 분석한 결과 경찰관이 체포 과정에서 '목 누르기'(neck restraint)를 한 용의자는 2012년 이후 428명이었습니다.

이들 가운데 흑인은 280명으로 65%를 차지했습니다. 백인은 104명(24%), 원주민과 기타인종·혼혈은 각각 13명(3%), 아시안은 4명(1%)이었습니다. 나머지는 인종을 알 수 없거나 기록이 없었습니다.


목 누르기를 당한 이들 중 58명(14%)이 의식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의식을 잃은 용의자의 56%인 33명이 흑인이었습니다.

미니애폴리스 전체 인구에서 흑인의 비율이 19%라는 점을 고려하면 경찰에 목 눌림을 당한 용의자와 그로 인해 의식을 잃은 용의자 가운데 흑인의 비율이 높은 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경찰관들의 보고를 분석해보니 상대방이 저항해 목을 눌렀다는 경우 '긴장이 있었다'고 표현한 경우가 가장 흔했습니다. 이런 경우는 162건이었습니다. '거동수상자'에게 목 누름을 가한 경우도 83건이었습니다.

NBC방송에 따르면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관에 목 누름을 당한 이들 가운데는 10대도 있었습니다. 절도 용의자로 체포된 17살 소년과 가정 폭력 사건에 연관된 14살 소년도 목 조르기를 당했습니다.

NBC는 전문가를 인용해 미니애폴리스 경찰의 목 조르기 체포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구조적인 가혹행위 관행이 만연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미니애폴리스 경찰서는 플로이드 사망 사건 발생 이후 쇼빈의 '목 누르기'가 해당 경관의 일탈 행위였다고 해명해왔지만, 미니애폴리스 경찰 당국은 용의자 체포 설명서를 통해 목 누르기 사용을 허용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네소타주 주지사실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니애폴리스 경찰이 유색인종 시민을 상대로 어떤 구조적인 차별 행위를 저질러왔는지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네소타주 인권국은 미니애폴리스 경찰서에 조사관을 파견해 지난 10년 동안의 인권 침해 사례를 샅샅이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주 정부는 조사관에게 관련 경찰을 소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습니다.

미네소타주는 아울러 미니애폴리스 경찰서를 상대로 인권침해 소송도 제기했습니다.

팀 월즈 주지사는 기자회견에서 "침묵은 (인종차별의) 공모 행위"라며 "당국은 몇 세대에 걸친 구조적인 인종차별을 청산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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