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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 헌터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 눈물이 났다"
입력 2020-06-03 07:10  | 수정 2020-06-03 07:22
토리 헌터는 또 다시 발생한 백인 경찰의 흑인 과잉진압 사건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은퇴한 메이저리거 토리 헌터(44)는 또 다시 흑인이 과도한 경찰 진압으로 사망한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헌터는 3일(한국시간) 보도된 '디 어슬레틱'과 진행한 토론에서 현재 상황에 대한 심정을 전했다. 디 어슬레틱은 이날 헌터를 비롯해 지미 롤린스, 라이언 하워드, 돈트렐 윌리스, 라트로이 호킨스 등 은퇴한 흑인 메이저리거들을 페널로 초대해 진행한 토론을 공개했다.
헌터는 "그 일이 처음 일어났을 때, 나는 다음날 새벽 3시에 침대에서 일어나 사무실로 가서 의자에 앉아 창밖을 보다가 울기 시작했다"며 심정을 전했다.
그가 말한 '그 일'은 지난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일어난 일을 의미한다. 조지 플로이드라는 이름의 흑인이 백인 경찰의 과도한 진압에 목숨을 잃었다. 위조지폐 사용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그는 바닥에 엎드린 상태로 경찰의 목에 머리가 짓눌려 목숨을 잃었다. 그는 수 차례 "숨을 쉴 수 없다"고 외쳤지만, 경찰은 이를 외면했다. 그의 죽음에 분노한 항의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세 명의 자식을 둔 헌터는 "나는 프로야구 선수임에도 아이들에게 꾸준히 조심해야 할 것들에 대해 말해왔다. 경찰이 차를 세우거든 이렇게 하고 저렇게 하라고 말했다. 나는 그런식으로 느껴서는 안됐다. 아이들에게 집밖을 나가면 현명하게, 존경심을 갖고, 조용히 말을 많이 하지 말라고 말하면 안됐다. 어떤 백인 가정도 그런식으로 아이들에게 말하지 않는다"며 인종차별에 대해 말했다.
그는 "(백인들은) 길에서 차를 몰고가다 경찰이 뒤에 있을 때 걱정조차 하지 않는다. 자녀들에게 '좋은 하루 보내라!'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은가. 나는 그렇게 말할 수 없다. 자녀들에게 계속해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야'라고 말해야한다. 그래야 그들은 살해당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학교에 갔다가 집에 와서 '누군가 나에게 N으로 시작하는 욕을 했다'고 말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흑인으로서 삶에 대해 말했다.
헌터는 지난 2012년 집에 방범 장치가 오작동됐을 때 일어난 일도 소개했다. 경찰이 경보를 듣고 찾아왔는데 문을 열자 그를 보더니 총을 겨누며 "손들어!"를 외쳤다. 두 명의 경찰관 중 젊은 경관은 토리 헌터를 알아보는 모습이었지만, 다른 한 명은 그의 신분증을 확인할 때까지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젊은 경관이 동료에게 LA에인절스에서 뛰는 외야수라고 그를 소개하자 동료는 그제서야 "에인절스팬인데 입장권좀 줄 수 있느냐"는 말을 했다고.
자신의 집에서도 도둑으로 의심받았던 헌터는 사무국에 이 사실을 알렸고, 이후 지역 경찰로부터 뒤늦게 사과를 받았다. 그는 "나도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고, 에이전트와 구단도 일을 크게 벌리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그래야만했다. 지금은 모든 것이 비디오로 녹화되고 있다. (그러나 그때는 없었다.) 만약 내가 총에 맞았다면, 그 경찰들은 내가 화가 난 상태였다고 둘러댔을 것이다. 그들은 뭐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나는 죽었을 수도 있다. 경찰들이 내가 그 집에 살고 있지 않을 것이고 나를 범죄자라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헌터는 이 문제에 대한 '평화로운 해결'을 원한다고 밝혔다. 서로가 관계를 쌓아가며 불편한 것들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 "작은 대화를 통해 변화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아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계가 중요하다. 만약 그렇게 돌아갈 수 있다면, 상황을 바꿀 수 있다"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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