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BBB급` 한양, 회사채 미달 겨우 모면
입력 2020-06-02 17:49  | 수정 2020-06-03 10:25
코로나19 확산 이후 하이일드(신용등급 BBB+ 이하) 회사채가 공모 시장에 처음 나왔다. KDB산업은행이 나서 발행 물량 중 대부분을 소화했지만 기관투자가들의 저조한 청약 참여에 냉랭한 시장 분위기는 다시 한번 확인됐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주)한양은 이날 2년물 2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총 250억원 규모 매수 주문을 확보했다. 모집액 기준 발행금리는 2년물 BBB+급 회사채 개별 민평보다 약 0.45%포인트 낮게 형성될 전망이다.
외형상으로는 청약에 흥행한 것처럼 보이지만 시장에서는 한양이 수요예측에서 가까스로 선방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청약자금 250억원 중 약 80%(200억원)가 산업은행 몫이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BBB급 건설업종 치고는 금리가 낮아 청약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양의 회사채 발행 성공 여부를 주목해왔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공모 수요예측에 나서는 첫 번째 BBB급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공모채 시장에서 BBB급 기업(금융사·여신전문금융사 제외)이 등장한 것은 약 3개월 만이다. 당시 한신공영은 연 4%대 금리를 내세워 모집액(500억원) 대비 약 3배 많은 주문을 확보했다. 시장 관계자는 "A급도 소화가 잘 안 되는 상황에서 BBB급이 수요예측에 나서는 것 자체가 화제였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건설업에 대한 국내 기관들 심리가 여전히 부정적인 점을 원인으로 꼽는다. 코로나19로 실물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높은 신용도를 갖춘 KCC(AA-)도 모집액 대비 40% 미매각을 남겼다. 앞서 1000억원어치 발행에 나섰던 한화건설(A-)은 투자자를 단 한 곳도 확보하지 못했다. 최근 금융당국은 비우량 회사채에 대한 지원책을 추가로 내놓은 바 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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