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여권 없어도 외국 안가도 면세점 재고 명품 산다고? SI, 3일부터 재고 면세품 최대 50% 할인 판매
입력 2020-06-02 15:40  | 수정 2020-06-09 16:07

3일부터 신세계인터내셔날을 시작으로 유통업체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재고 면세품을 판매한다. 관세 등 세금이 붙는 탓에 면세 가격보다는 비싸지만, 시중 판매 제품보다는 최대 50% 저렴하고 해외에 출국하지 않아도 구입할 수 있어 알뜰 쇼핑을 원하는 소비자라면 특별한 '득템' 기회를 노려볼 만 하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3일 오전 10시부터 자체 온라인몰인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를 통해 신세계 면세품 재고물품 판매를 시작한다.
발렌시아가, 보테가 베네타, 생로랑, 발렌티노 등 총 4개 브랜드 제품이 대상이다. 명품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에 판매되는 상품은 발렌시아가 클래식 시티백, 생로랑 비키백, 발렌티노 락스터드 스파이크백인 것으로 확인됐다.
클래식 시티백은 발렌시아가의 스테디셀러로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실용적인 가방이다. 현재 발렌시아가 홈페이지에서 209만원에 판매 되고 있다. 생로랑 비키백은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지만 수납 공간이 넓어 각종 소지품 등을 충분히 넣을 수 있다. 소비자가는 280여 만원이다. 발렌티노 락스터드 스파이크백은 발렌티노의 대표 장식이 화려하게 장식된 가방이다. 모델에 따라 150만~360만원의 가격대로 판매 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 제품들을 정상가보다 10~50% 할인해 판매할 예정이다. 판매 가격은 수입 통관 절차를 거쳐 세금이 포함된 원가에 물류비, 상품화 작업비, 카드 수수료 등 각종 운영비 등을 고려해 결정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적 배려를 고려해 마진이 없는 수준으로 판매에 나서며 재고 물품 처리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모든 제품 판매는 예약판매로 진행 된다. 고객이 제품을 주문하면 주문 완료건에 한해 신세계면세점에서 먼저 상품을 통관시킨다. 통관 절차를 마친 상품은 신세계인터내셔날 물류센터로 입고돼 포장 후 고객에게 택배로 배송한다.
통관 절차 절차를 밟아야하기 때문에 실제 주문후 제품을 받기까지 1주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제품 구입 과정에서 '짝퉁'을 염려할 필요는 없다. 신세계면세점에서 수입한 100% 정품으로 6개월 이상 된 면세점 장기 재고품과 일부 캐리오버(시즌 구분 없는 베스트셀러) 된 제품들이 포함됐다. 하지만 별도의 보증서 및 애프터서비스 제공은 지원 되지 않는다.
앞서 지난 4월 관세청이 시중에서의 판매를 허가한 재고 면세품은 '6개월 이상 장기 재고'다. 관세청 추산으로는 9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팔 수 있는 품목에는 제한이 없지만, 면세점들은 핸드백 등 패션 잡화와 선글라스·시계 등 액세서리만 유통할 계획이다.
식품의 경우 유통기한 문제 때문에 재고품 판매가 현실적으로 힘들다. 주류와 담배는 판매를 위해 세금을 붙일 경우 시중에 판매되는 일반 제품과 가격 차이가 별로 나지 않아 굳이 재고품을 구입할 수요가 없을 것이라는게 면세점들의 관측이다.
화장품도 식품 만큼은 아니지만 유통기한이 발목을 잡는다. 특히 인기 많은 국산 화장품의 경우 다른 제품과 달리 면세점이 직접 사들이는 직매입 제품이 아닌 만큼 재고 물량 자체가 없다.
브랜드도 소위 '매스티지'로 불리는 중·저가 라인이 대부분을 차지할 전망이다.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샤넬·에르메스·루이비통을 포함한 초고가의 글로벌 인기 브랜드 상품은 평소 면세점들이 물건을 확보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 해당 브랜드들이 재고품 판매 자체를 반대하고 있어 면세점들이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면세점들이 내놓는 모든 재고 면세품을 구입할 때 여권 등의 증빙 서류는 필요가 없다. 출국 여부도 상관없고 구입 즉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존 출입국 과정서 적용 받았던 600달러 면세 한도나 5000달러 구매한도 제한도 받지 않는다. 1인당 수량 제한도 따로 없다. 하지만 실제 품목별로 재고가 많지 않아 인기 상품의 경우 빨리 물량이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
판매는 온·오프라인 양쪽에서 이뤄진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온라인몰에서 제품을 내놓는 신세계면세점과 달리 롯데면세점은 오는 26일 시작하는 '대한민국 동행세일' 기간 중에 롯데백화점과 아울렛에서 판매하기로 했다. 해외 명품이 입점하지 않은 백화점 점포와 아울렛 등 3곳의 매장에서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
신라면세점도 이달중 패션 잡화와 시계 등의 판매를 시작하기로 하고 온·오프라인 양쪽의 주요 판매처와 협의 중이다.
[심상대 기자 /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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