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3이 재수생에 입시불리` 우려에…"고3, 학생부에 코로나 피해여부 표기하자"
입력 2020-06-02 11:43  | 수정 2020-06-09 12:37

대학 입학사정관들이 코로나19로 학생부 기재에 차질을 빚은 현 고교생이 학생부종합전형(학종) 학생부에 코로나19로 인한 학교 피해 현황을 적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교육부는 대학의 의견을 수렴해 학생에 도움을 줄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는 지난달 말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비교과 축소 등 학종 전형 요소를 조정해 현 고3과 재수생 간의 대입 형평성을 맞추는 것은 위험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입학사정관협의회는 대안으로 학교별 당시 상황을 평가 시에 사정관이 참고할 수 있게 학생부에 명시하자고 제안했다.
고3 수험생이 올해 대입에서 불리하다는 의견이 계속되자 교육부는 대교협을 통해 입학사정관협의회, 전국대학입학처장협의회 등 대학 관계자로부터 대입 형평성 제고를 위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입학사정관협의회 위원들은 최근 학종 비교과 축소 등 평가 요소를 가감하는 것은 역으로 형평성에 어긋날 수 있다는 우려를 대교협에 전했다. 수시 학종 모집에서 교과·비교과 등 평가 요소를 조정하는 건 또 다른 재수생 간 형평성 문제 제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입학사정관들은 올해 고3의 3학년 1학기 학생부가 부실하더라도 대학이 1,2학년 활동을 유추해 학생의 역량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평가 요소를 바꾸지 않는 선에서 학생들이 대입에서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학생부에 개학일, 온라인 수업 일자, 학교 폐쇄 기간 등을 명기하자는 의견을 냈다.
이는 고3뿐만 아니라 고2,고1 모두 '코로나19 세대'가 되면서 1학기 학생부 기재에 어려움이 있다는 현실을 반영한 제안이다. 학생부는 해당 학기가 지나면 수정할 수 없다. 만약 '코로나19 세대' 고교생이 재수한다면 내년도 학생보다 부실한 학생부로 경쟁해야 한다.
협의회 관계자는 "출결,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등 학생부 항목에 학교의 코로나19로 인한 개학연기, 온라인 기간, 폐쇄 기간 등을 명확하게 기재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며 "향후에 학생들이 재수, 삼수하더라도 코로나19로 인한 학생의 학습 환경 변화를 입학사정관들이 참고해서 평가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수능 난이도 조절, 학종 교과·비교과 비율 조정 등은 재수생 역차별 시비가 알 수 있어 가능성이 희박하다. 수능 난이도를 낮추면 수능 중심 전형에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재수생이 불리해질 수 있고, 학종 비교과 축소는 각 학교마다 반영 비중이 달라 교육부가 일괄적으로 관여하기 어렵다. 대교협 관계자는 "대학들도 코로나19라는 학생의 커다란 환경 변화를 고려해서 평가하겠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며 "다만 학종 비교과 비율은 대학별로 현저히 차이가 나 쉽게 전형 요소를 뒤흔들 순 없다"고 했다.
전국대학입학처장협의회도 평가 요소를 전면적으로 수정하기보다는 학종 전형 취지에 맞게 각 학생의 환경을 고려해 종합적인 판단을 하겠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고3과 학부모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개학 연기, 온라인 개학, 여름방학 축소 등으로 학사일정이 꼬이면서 불안함을 호소하고 있다. 올해는 대학생도 온라인 강의를 듣게 되면서 반수생까지 대폭 몰릴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형 시작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개별 대학과 대학 관계자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학교 상황을 적는 건 교육부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입학사정관들의 의견을 확인하고 같이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현 고3은 약 3개월 뒤 학생부 작성이 마감된다. 오는 12월 3일 치러질 2021학년도 수능과 학생부 기준·마감일은 9월 16일이다.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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