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저커버그에 뿔난 페북 직원들 "트럼프 폭력적인 게시물 놔둬서는 안돼"
입력 2020-06-02 11:09  | 수정 2020-06-09 11:37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 게시물 대응을 두고 일어난 논란이 미국 페이스북 내 직원들에게까지 번졌다. '무대응 원칙'을 선언한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에게 항의하는 뜻에서 임직원들이 사실상 일일 파업까지 벌이는 등 갈등이 외부로까지 표출되고 있다.
CNN은 1일(현지시간)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페이스북이 자사 관리자들에게 휴업을 선언한 직원들을 제한하거나 유급휴가를 사용하도록 강요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날 일부 임직원들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에 '방관자' 입장을 자처한 페이스북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제이슨 스터먼 디자인 매니저는 "(우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폭력을 선동하는 트럼프의 최근 게시물을 놔두기로 한 마크의 결정에 완전히 반대한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그는 "나는 페이스북에서 혼자가 아니다. 인종차별과 관련해 중립적인 입장이란 있을 수 없다"며 회사내에 불만을 가진 사람이 더 많다고 밝혔다.
앤드루 크로우 포털 디자인팀장은 "당신이 누구든 뉴스의 가치가 있든 플랫폼이 폭력을 선동하고 잘못된 정보를 퍼뜨릴 순 없다"고 지적했다. 제품디자인 총괄을 맡고 있는 라이언 프리타스는 "마크가 틀렸고, 나는 최대한 시끄러운 방법으로 그의 생각을 바꿔보려고 할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대의사를 표했다.

저커버그가 "이용자들이 스스로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앞으로도 트럼프 대통령 게시물에 손대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자 직원들이 참지 못하고 나선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페이스북, 트위터 계정에 "'폭력배'들이 조지 플로이드에 대한 기억을 망치고 있다. 약탈을 멈추지 않으면 발포가 시작될 것"이라며 미국 내 시위대를 공격한 바 있다.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에 '폭력을 미화한다'며 경고 문구를 표시한 반면 페이스북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미국 양대 SNS 기업의 대응이 극명히 갈렸다.
이에 페이스북 대변인은 "흑인 사회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안다. 우리는 자사 직원들이 리더와 다른 생각을 가질 때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것을 장려한다"며 "게시물에 대해 어려운 결정이 예상되는 만큼 페이스북은 솔직한 피드백을 계속해서 찾아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CNN은 전했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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