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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구한 운명` 여성복 데코의 5번째 주인찾기
입력 2020-06-02 10:37  | 수정 2020-06-09 11:07

여성복 브랜드 '데코'를 생산·판매하는 데코앤이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지난해 11월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해 법정관리가 개시된 이 회사는 지난 2014년 이후 다섯번째 주인을 찾고 있는 셈이다.
2일 IB업계에 따르면 데코앤이의 관리를 맡고 있는 서울회생법원은 최근 삼일PwC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잠재적 인수 후보들에 투자안내서를 배포하며 예비입찰 인수의향서(LOI)를 받고 있다. 현재 가두매장 중심의 한 의류업체가 LOI를 낸 상태다. 서울회생법원은 8월쯤 본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입찰은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이뤄진다.
데코앤이 법정관리에 관여하고 있는 관계자는 "상품출고 등 브랜드 운영과 영업은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8월말~9월 초 회생계획안 인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창립 35년째인 데코앤이는 그동안 파란만장한 부침을 거쳤다. 1985년 대하패션으로 출발한 이후 데코를 시작으로 이엔씨, 나인식스뉴욕, 아나카프리 등 여러 여성복 브랜드를 내세워 전성기를 구가했고 1993년에는 코스닥에 상장하기 까지 했다.

2006년 이랜드월드에 인수된 이후에는 여러차례 대주주가 바뀌었다. 2014년 이랜드가 웰메이드예당·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등 컨소시엄에 회사를 매각했고 2017년에는 키위미디어그룹이 최대주주가 됐다. 2018년에는 싸이월드 전제완 대표가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지만 잔금을 납입하지 않아 경영권 갈등이 빚어졌고 2018년 사업보고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결국 지난해 상장폐지되고 말았다.
현재는 다른 브랜드는 정리하고 '데코'만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주요 백화점들에 모두 출점해 있을 뿐 아니라 백화점 입점 여성복 브랜드 중에서도 매출액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어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도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데코앤이가 상장사라는 점을 악용해 CB발행 남발 등으로 문제로 회사가 어려워졌지만 본업의 경쟁력은 있는 만큼 브랜드 확장을 목표로 하는 의류업체에서는 관심을 가질 만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김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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