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K는 가짜"…신원은 공개 안해
입력 2009-03-18 07:43  | 수정 2009-03-18 10:36
【 앵커멘트 】
동아일보가 자매지 신동아가 보도한 '미네르바 K'는 가짜라는 자체 진상 조사 결과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가짜 미네르바라고 밝힌 K의 신원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강상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동아일보가 외부 인사가 포함된 진상조사위에서 한달동안 조사를 벌인 결과 드러난 '미네르바 오보'의 실상은 이렇습니다.

대북사업가 권 모 씨가 신동아 송문홍 편집장에게 '미네르바 기사를 만들지 않겠느냐'고 제안합니다.

인터넷에서 알게 된 K라는 인물이 '늙은이가 경고한 대로다', '절필 선언했습니다' 등의 말로 자신이 미네르바임을 시사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신동아는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K의 거부로 기고문 게재로 대체됐고, 신동아는 그 기고문도 K로부터 직접 받지 않고 권씨를 거쳐서 받았습니다.


기고문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선 기자가 '최소한 신원은 밝혀야 한다', '문체가 확연히 다르고 내용이 중복된다'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보도를 편집장이 주도하는 상황에서 묵살됐습니다.

진짜 미네르바 박대성 씨가 구속된 이후에야 신동아는 K를 처음 만나 실명도 들었습니다.

K는 인터뷰 과정에서 모 은행에 근무한다고 자신을 소개했지만, 동명이인이었습니다.

그렇게 또한번의 인터뷰 기사가 나간 뒤에야 신동아는 K가 은행에 근무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다시 접촉해 '미네르바가 아니'라는 자백을 받아냈습니다.

기자들이 집요하게 글을 올린 ID와 패스워드를 따진 결과였습니다.

문제의 K씨는 1976년생으로 지방에서 고등학교를 나왔다는 사실만 확인됐을 뿐, 지방의 모 대학을 졸업하고 모 투자증권을 다녔다는 본인의 말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K를 신동아에 연결시킨 권씨는 코트라 근무 경험이 있는 대북 사업가로 신동아 송 편집장과 10여년 이상 정보를 주고받는 사이였습니다.

동아일보는 진상조사 결과를 자세히 보도하면서도 K의 실명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구속된 미네르바 박대성 씨 측 박찬종 변호사는 "신동아가 K의 실체를 완전히 밝히고 정중한 사과를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강상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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