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최루탄 속 대국민 성명…"美軍 투입할 것" 초강경 대응
입력 2020-06-02 08:39  | 수정 2020-06-09 09:3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고 전국적 시위 사태를 강력히 진압하겠다고 선언했다. 주정부가 시위 진압에 미온적일 경우 연방 군대를 투입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이다.
성명이 발표되던 동시간에 경찰은 백악관 코앞까지 밀려든 시위대를 향해 수십발의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포했다.
시위대로 인해 예상보다 20여분 늦게 로즈가든에 등장한 트럼프 대통령은 "폭동의 가장 큰 피해자는 평화를 사랑하는 빈곤계층 시민들"이라며 "그들의 안전을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법과 질서를 수호하는 여러분의 대통령"이라며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는 전문적인 무정부주의자와 폭도들에게 포획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발표된 진압 계획은 예상보다도 높은 수위였다. 그는 "나는 폭동과 약탈을 막기 위해 민간과 군대의 모든 연방 자원을 가동하겠다"며 "전국에 확산된 폭동과 무법을 당장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장한 방위군을 충분히 배치해 거리를 지배해야 한다"며 "시장과 주지사들은 폭력이 중단될까지 압도적인 법 집행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시와 주들이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행동을 거부하면 내가 미군을 배치해 신속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주방위군이 아니라 연방 군대를 투입할 것이라는 엄포다.
수도인 워싱턴DC 소요 사태에 대해서도 강경 방침을 내놨다. 그는 "어젯밤 이 도시에 발생한 사건은 매우 수치스럽다"면서 "(오후)7시 통행금지가 강력히 시행될 것이며 무고한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사람은 체포되고 최대 형량으로 기소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날 오후 백악관 주위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시간에 맞춰 수백명의 시위대가 몰려들었다. 백악관 주위는 경찰과 방위군 등이 둘러쌌고 오후 6시20분께부터 시위대 해산을 위한 최루탄이 터지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특히 말을 탄 경찰들이 전진하며 시위대 해산을 시작한 뒤 경찰과 시위대간 몸싸움이 벌어졌다. 시위대는 "쏘지 말라(Don't shoot)"를 계속 연호하며 맞섰다.
이날 워싱턴DC에는 오후 7시부터 야간 통행금지 명령이 내려진 상태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국민 성명 발표 직후 전날밤 시위대에 의해 불탄 백악관 인근 세인트존 교회까지 걸어가는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시위대를 통금 시간에 맞춰 해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204년 역사의 세인트존 교회에는 전날 방화가 있었으나 소방당국이 즉시 진화해 피해는 경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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