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창문없는 고시원 택한 30대 계약직의 자가격리생활
입력 2020-06-02 08:07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 근무하는 30대 A씨는 지난달 26일부터 2일까지 일주일째 한 고시원에서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
그는 "돈이 없어서 고시원에서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며 "답답하지만 혹시라도 다른 거주자에게 피해를 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쿠팡 부천 물류센터에서 계약직 근로자로 일했다. 검체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으나 마지막 물류센터 근무일로부터 2주간 자가격리 대상자로 분류됐다.
그러나 갈 곳이 마땅치 않아 기존 거주하던 고시원 작은 방에서 격리생활을 하고 있다. 앞으로 1주일 남았다.

인천시는 자택에서 격리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한 호텔을 격리 시설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지만 시설 이용료 6만6000원으 내야 한다.
2주 자가 격리를 할 경우에는 90만원이 넘는다.
그에게 이 돈은 한달 급여의 절반에 해당하는 비용이다. 결국 그는 창문 없는 고시원을 택했다.
그러면서도 자신 때문에 함께 고시원에 있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까 걱정하고 있다.
A씨는 요리가 불가능한 고시원 작은방에서 컵라면, 구호물품으로 제공된 과자 등으로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밥이 그리울 때면 뜨거운 물을 부은 세면대에서 이전에 사두었던 즉석밥을 익혀서 먹는다.
계양구는 자가격리 대상자인 A씨에게 방 밖으로 나오지 말 것을 요구했다. 자가격리 지침을 어길 경우 관련법에 따라 처벌하겠다고 경고해 A씨는 방 밖으로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상규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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