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줄줄 새는 중기 정책자금…해마다 수백억씩 떼인다
입력 2009-03-18 05:14  | 수정 2009-03-18 08:48
【 앵커멘트 】
어제 mbn은 자격 미달인 중소기업들이 대출 브로커를 통해 정부의 정책자금을 어떻게 타내고 있는 지 보도해 드렸습니다.
이런 저런 방식으로 중소기업 정책자금이 해마다 수백억 원씩 줄줄 새나가고 있습니다.
윤호진 기자의 취재입니다.


【 기자 】
대출 브로커들이 주로 접근하는 중소기업들은 자체적으로는 정부의 정책자금을 받기 어려운 부실기업들이 대부분입니다.

자격 미달인 일부 중소기업들은 아예 브로커와 짜고 정책자금을 신청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중소기업 대출 브로커 A씨
- "그게 (정책자금이) 나오는 방법이 있어요. 누가 들어간다고 아무리 노력한다고 그냥 주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 때문에 제가 위에 아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그런 거고…."

부실 대출을 부추기는 건 당국의 허술한 심사가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올 들어 3월까지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정책자금을 신청한 기업은 1만 개가 넘지만, 현장 실사를 담당하는 인력은 고작 200여 명 남짓입니다.


브로커들이 작성한 신청 서류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더라도, 부족한 심사 인력으로 꼼꼼히 살피기란 처음부터 불가능합니다.

▶ 인터뷰 : 중소기업 대출 브로커 B씨
- "제가 서류 준비할 걸 알려 드려서 서류를 낼 것 아닙니까. 그런 다음에 바로 실사가 나와요. 실사는 그냥 형식적으로 나가요."

이렇게 새나가는 정책자금은 연간 수백억 원.

지난해 부실 처리된 대출금 가운데 담보나 추심형태로도 돌려받을 수 없는 돈이 500억 원입니다.

그 이전 두 해에도 매년 600억에서 700억 원의 정책자금이 허공으로 날아갔습니다.

▶ 인터뷰 : 박종근 / 중소기업진흥공단 기업신용관리팀장
- "(브로커의 개입은) 아직까지 저희한테 밝혀지지 않은 사항인데, 이 소문은 저희도 들었거든요. 이러한 것이 있다. 그래서 지역본부에 이러한 사항을 강조하고 있고, (기업)평가라든가 그다음에 브로커의 개입 같은 거…."

신용보증기금도 지난해 30조 원의 보증액 가운데 5%에 이르는 1조 5천억 원을 떼였습니다.

▶ 인터뷰 : 윤태준 / 신용보증기금 CS지원부 팀장
- "최근에 브로커의 보증 수수료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브로커가 개입될 소지가 있다고 판단을 하고 몇 가지 대책을 마련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시적으로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은 마땅히 이뤄져야 합니다.

그러나 나랏돈을 소홀히 관리해 '눈먼 돈'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대책 또한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mbn 뉴스 윤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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