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치킨·신발·의류 잘 팔려요"…긴급재난지원금 효과 있었다
입력 2020-06-01 16:41 

서울 송파구에서 버거와 치킨을 팔고 있는 소상공인 A씨는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된 뒤로 확실히 하나 사갈 거 두 개, 세 개 사가는 고객이 늘었다"며 "확실히 매출이 재난지원금 지급 이전에 비해 30% 이상 늘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 중구에서 스포츠용품점을 운영하는 B씨도 "긴급재난지원금 덕인지 최근 2주간 신발과 가방 등이 갑자기 잘팔리기 시작했다"며 "예전 같으면 구경만 하고 그냥 나갈 손님들도 공돈이라고 느껴서인지 쉽게 구매결정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13일부터 정부가 모든 가정에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이 코로나 사태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있던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고 있다는 공식 평가가 나왔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가 5월 18일부터 22일까지 소상공인 2400곳, 전통시장 1300곳을 대상으로 2020년 5월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조사를 실시한 결과, 체감경기지수가 4월 보다 큰폭 올랐다고 1일 밝혔다. 소상공인 체감경기지수는 88.3, 전통시장상인 체감경기지수는 109.2로 지난 4월 보다 각각 14.5포인트와 29.2포인트 급등했다. 소상공인 체감경기지수(BSI)는 응답자의 주관적인 경기판단을 반영하는 것으로 100을 기준으로 100 미만은 경기가 악화됐다는 응답이, 100이상은 호전됐다고 답한 사람이 많은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소진공은 "정부 및 지자체가 지원한 '긴급재난지원금·상품권(온누리,지역사랑)'등으로 인해 국민들의 소비가 증가하면서 소상공인 및 전통시장의 체감 경기 호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시행된 지난 4월에는 외식은 물론 외출조차 꺼리는 사람들이 많아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소비가 확줄었지만 5월들어 생활속 거리두기로 방역조치가 완화된데다 4인가족 기준 10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소비심리가 살아났다는 설명이다.
업종별로 보면 음식점업과 의류·신발 분야의 개선효과가 가장 큰것으로 집계됐다. 소상공인의 경우, 음식점업, 전문기술사업, 개인서비스업 순으로 모든 업종의 체감경기지수가 전월 대비 큰폭으로 상승했다. 전통시장의 경우 신발·의류 상점이 가장 큰 수혜를 받았는데, 공돈이라고 느낀 사람들이 더 쉽게 구매의사결정을 한때문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로 보면 소상공인의 경우 제주와 전남지역의 체감경기지수가 가장 크게 호전됐고 다음은 서울이었다. 전통시장은 대전과 경기 경북 순으로 모든 지역에서 전월 대비 대폭적인 체감경기 지수가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대전의 경우 80.8포인트에서 125.6포인트로 44.9포인트 폭등했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의 매출액과 자금사정 모두 개선된것으로 집계됐는데, 매출액은 긴급재난지원금과 서울시와 경기도 등이 지급한 긴급생활자금이 효과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자금사정이 호전된 것은 지난 4월 정부에서 실시한 소상공인 대상 긴급 대출의 효과로 풀이된다. 소진공 관계자는 "갑자기 신청이 몰리면서 병목현상이 있었지만 대출과 보증지원이 상당부분 이뤄지면서 3~4월 매출절벽에 시달리던 소상공인들의 영업사정이 조금은 나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현재 긴급재난지원금을 수령한 가구는 2132만 가구로 지급총액은 13조 4282억원에 달했다. 지급대상 가구 2171만 가구 의 98.2%가 지원금을 수령한 상태다.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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