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눈물의 코로나 세일? 홈쇼핑에 SOS친 호텔, 판매 성적표 엿봤더니…
입력 2020-06-01 09:51 
GS그룹 계열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호텔이 선보인 홈쇼핑 판매용 패키지. [사진 = 코엑스 인터컨 제공]

콧대를 낮추고 홈쇼핑에 까지 입성한 특급호텔의 패키지 판매 성적표는 어땠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합격'이다. 특히 호텔스닷컴 같은 OTA 플랫폼 보다 저렴한 가격에 패키지가 등장해 소비자의 가격 만족도도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존심을 구기고 홈쇼핑에 등장해 '눈물의 세일'에 나선 곳은 경주 코오롱호텔, GS그룹 계열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롯데그룹 계열 L7 호텔 등이다.
코로나 재확산 우려가 퍼지던 지난 4월 경주코오롱호텔과 현대홈쇼핑이 손을 잡았고, 5월에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의 터줏대감인 인터컨티넨탈서울코엑스가 같은 그룹 계열인 GS홈쇼핑과 손을 잡고 최초 도전에 나섰다. 롯데그룹도 계열인 L7호텔과 롯데홈쇼핑을 엮어 판매에 나섰다.

가장 먼저 홈쇼핑에 등장한 경주 코오롱호텔의 상품은 프리미엄 호캉스 패키지다. 경주의 기(氣)를 맡고 있는 토함산을 품고 있어 예부터 기투어 명당으로 꼽히던 곳에 둥지를 트고 있다. 특히 이곳 호텔의 펜트하우스인 자미원은 100평대로, 내부에 파리미드 체험관과 야외 노천탕까지 품고 있는 최고급 프레지덴셜 스위트로 주목을 끌었다.
홈쇼핑에 등장한 구성은 2~4인용 3가지. 객실 1박과 조식 뷔페, 사우나 이용권, 베이커리 바우처 등의 구성이다. 가격은 4인 평일 디럭스룸 기준 총 16만9000원부터. 평소 가격대 수준인데, 4인 기준임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다.
코오롱 그룹 관계자는 "5월 연휴를 앞두고 적절한 시점에 판매가 돼 호응이 좋았다"며 "1차에 이어 2차 판매까지 진행해 호평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L7의 홈쇼핑 데뷔전도 합격점이다.
롯데홈쇼핑은 홍대 강남 명동의 호텔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L7호텔 통합 숙박권을 내놓았다. 가격은 7만7000원(스탠다드룸 기준). 최근 롯데 지인가 수준인 6만원대 보다 약간 높은 정도였으니 반응도 뜨거웠다.
5월 방영된 홈쇼핑의 총 방송 예정 시간은 80분. 하지만 반응이 좋아 52분만에 패키지가 모두 동이 났다. 주문량도 만족스럽다. 쏟아진 콜 수는 모두 7700여건. 홈쇼핑 팀이 예상치로 잡은 수 보다 250% 더 높아진 숫자다.
자존심을 구기긴 했지만 홈쇼핑에 성공적으로 데뷔전을 치르자, 업계의 시선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코로나가 장기전으로 치달으면서 해외 보다는 국내 선호도가 높아진 점도 관전 포인트다. 어쨌거나 호캉스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 판매처 다양화 차원에서도 시너지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 호텔리어는 "국내 5성급 호텔의 30~40%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겨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차라리 내국인에게 객실을 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어, 다양한 호텔들이 관심을 자기고 홈쇼핑 진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익수 여행·레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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