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독수리 킬러’ 박종훈 “나와의 싸움이 더 중요하다” [현장인터뷰]
입력 2020-05-31 21:00 
SK 박종훈이 31일 문학 한화전 승리를 거둔 뒤 활짝 웃고 있다. 사진(인천)=안준철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안준철 기자
솔직히 의식은 했지만, 나와의 싸움이 더 중요하다.”
역시 ‘독수리 킬러였다. SK와이번스 잠수함 투수 박종훈(29)이 한화 이글스 상대 12연승을 기록했다.
박종훈은 31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팀간 6차전에 선발로 등판해 6이닝 동안 99개의 공을 던져 4피안타(1홈런) 4실점(3자책점)을 기록했다. 이날 SK가 6-4로 승리, 박종훈은 시즌 2승째를 거뒀다.
또한 팀의 4연승과 함께 탈꼴찌에도 기여했다. 이날 승리로 SK는 한화를 0.5경기 차로 10위로 밀어내며 9위로 올라섰다.
박종훈 개인적으로는 한화에 대한 강세를 이어간 경기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박종훈은 통산 한화 상대 12승 3패 평균자책점 2.83으로 강한 면모를 자랑했다. 이날 승리 투수가 되면서 박종훈은 2017년 4월16일 원정 경기부터는 한화전 12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한화 킬러라는 건 박종훈 자신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경기 후 박종훈은 한화 상대 연승 기록이나, 팀 연승기록을 의식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한화 상대 연승과 팀 연승 모두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정 팀을 상대로 좋은 성적이 나오면 확실히 자신감은 생긴다”면서 지면 안된다는 생각이 더 커져서 더 집중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물론 한화를 쉽게 생각해서 한 말은 아니었다. 박종훈은 특정 팀에 대해 쉽다, 어렵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최근 몇년 전부터는 마운드 위에서 나와의 싸움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승리는 했지만, 출발이 좋지 않았다. 1회초 이용규, 정은원을 연달아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고, 제라드 호잉에 우월 3점포를 맞았다. 또 2-3으로 추격하는 4회초에는 1사 후 정진호에 안타를 맞은 뒤 도루를 허용했고, 포수 이흥련의 송구 실책으로 1사 3루가 됐다. 여기서 폭투를 범해 4실점째를 기록한 박종훈이다. 특히 도루 허용은 올 시즌 박종훈의 취약점 중 하나다. 이는 박종훈도 잘 알고 있다. 그는 도루는 그냥 하라면 하라는 생각이다. 타자와 승부에 집중한다. 주자가 2루에 있다고 해도 점수를 안주면 그만이다”라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만큼 도루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이흥련과의 첫 호흡인 것도 이날 피칭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했다. 박종훈은 (이)흥련이 형이 커브 제구가 안되니 체인지업 사인을 계속 내더라. 그게 좋았다. 1회를 마친 뒤 체인지업이 좋으니 많이 쓰자고 하더라. 체인지업도 많이 맞긴 했지만, 외야에서 수비가 도와줬다”며 1회에 맞혀 잡는 투구를 하기로 했는데, 투구 템포가 너무 느려 공략당했다. 2회부터는 원래대로 했다. 그때 흥련이 형이 ‘조금만 버텨보자, 이길 수 있다고 말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홈런도 쳐주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이흥련은 이날 결승타의 주인공. 4-4로 맞선 5회말 솔로홈런을 때리며, SK 이적 후 2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했다.
어쨌든 4연승에, 꼴찌에서도 탈출했다. 박종훈은 사실 SK에 입단하고 나서 꼴찌를 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더 답답하고 힘들었다”며 연승을 하면서 꼴찌에서도 벗어나고, 팀 분위기도 오히려 더 단단해진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팀 분위기가 살아난 것을 많이 느낀다. 현재 있는 선수들이 잘해줘서 연승을 했는데,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면 더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다”라며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