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3월에만 5.9조…증권금융 `통큰지원`
입력 2020-05-31 17:25  | 수정 2020-05-31 19:28
코로나19발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자금난에 처한 증권사를 위해 한국증권금융이 지원한 유동성 규모가 3월 한 달에만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의 두 배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19 공포가 극에 달했던 지난 3월 중순 이후 국내 증권사들은 수조 원대 해외 주가연계증권(ELS) 마진콜(추가증거금 납입 요구)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차환 발행 실패로 단기 자금난이 심각해진 상태였다.
31일 한국증권금융이 3월 한 달간 증권업계에 추가로 공급된 유동성 규모를 집계한 결과 자체 자금 2조7000억원과 한국은행 환매조건부채권(RP)을 통해 조달한 1조8000억원, 투자자 예탁금 재원에서 담보대출과 기관 간 RP 등을 통해 추가 투입된 1조4000억원 등 총 5조9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3월 2일 기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증시 폭락 이전의 유동성 공급 실적과 증시 폭락 이후 3월 31일을 기준으로 계산한 수치다. 같은 기준으로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9월 한 달간 집계한 결과 증권금융은 자체 자금만으로 2조3000억원을 추가 공급했다. 2배 이상 확대된 셈이다.
이 밖에도 증권금융은 채권대차중개 기능을 통해 증권사가 보유한 각종 증권을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등에서 규정한 적격담보증권으로 교환해줌으로써 증권사 담보 여력 개선에도 기여했다. 3월 한 달간 증권금융이 추가로 채권대차중개를 한 물량이 5조7000억원에 이른다. 3월 말까지 증권금융의 누적 채권대차중개 규모는 53조8000억원이다.

증권금융을 통해 적격담보 기능을 할 수 있는 우량채권을 차입한 증권사는 이를 담보로 시장에서 자금조달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실질적인 유동성 공급 효과가 발생한다. 결국 증권금융의 여러 유동성 공급 채널과 채권대차중개를 합산해 3월 한 달간 실질적인 유동성 공급 효과는 총 11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단기자금 시장이 일부 안정을 찾은 지난 26일 기준으로도 증권금융은 자체 자금(13조4000억원), 한은 RP(1조4000억원), 투자자 예탁금(1조원), 채권대차중개(49조1000억원) 등으로 시장 안정을 위한 유동성 공급을 계속하고 있다. 설경아 한국증권금융 자본시장금융1팀장은 "자금시장이 다시 유동성 위기에 처한다면 즉시 증권사에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갑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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