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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3주구도 `래미안`…강남재건축 돌풍
입력 2020-05-31 17:21 
삼성물산이 공사비가 8000억원대에 달하는 강남 재건축 대어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지난달 신반포15차 재건축을 수주해 5년여 만에 성공적으로 정비사업에 복귀한 삼성물산은 잇단 강남 입성으로 여전한 '래미안' 브랜드 파워를 입증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30일 반포 재건축 조합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 시공사 선정 투표에서 참석 조합원 1316명(사전투표 포함) 가운데 686표(득표율 52%)를 받아 경쟁사 대우건설(617표, 47%)을 69표 차로 따돌리고 시공권을 따냈다. 이날 총회에서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은 "삼성물산의 상품, 기술력, 서비스 역량을 총동원해 래미안 20년 역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작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날 총회는 전체 조합원 1625명 중 반수를 훌쩍 넘는 인원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참석할 정도로 열기가 높았다. 총회장 부근에서는 양측을 지지하는 조합원들 간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로써 삼성물산은 2015년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래미안 원베일리) 통합 재건축 수주 이후 5년 만에 도시정비사업에 복귀하고 강남 사업 수주에 잇달아 성공했다. 삼성물산은 반포 일대에 랜드마크 아파트로 자리 잡은 래미안 퍼스티지를 시작으로 올해 분양을 앞둔 래미안 원베일리, 래미안 원 펜타스(신반포15차), 반포3주구까지 수주함으로써 '반포=래미안'이라는 이미지를 공고히 했다는 평가다.

특히 신반포15차, 반포3주구는 기존 시공사와 계약을 해지하고 시공사를 재선정하는 과정에서 브랜드 가치가 높은 삼성물산을 선택했다. 이 때문에 최근 시공사와 갈등을 겪고 있는 사업장들이 삼성물산을 대안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실제로 최근 롯데건설과 시공계약 해지를 검토하고 있는 흑석9구역(재개발)에서도 시공사를 삼성물산으로 바꾸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앞으로도 클린 수주가 가능하고 사업성이 높은 지역이라면 적극 수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1109 일대 1490가구 아파트를 허물고 지하 3층~지상 35층, 17개동의 아파트 2091가구와 부대 복리시설을 짓는 공사다.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가 8087억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이다.
앞서 조합은 2018년 HDC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했지만, 공사비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다 지난해 12월 시공 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지난 4월 10일 시공사 선정 재입찰에 참여한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은 조합에 파격적인 사업 조건을 거는 등 시공권을 따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삼성물산은 건설업계 최상위 신용등급(AA+)을 바탕으로 통상적인 후분양과는 다른 '100% 준공 후 분양'을 조합에 제안했다. 후분양에도 분양가상한제는 적용되지만 공시지가 인상폭이 반영되기 때문에 선분양보다는 일반분양가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일반분양가가 높을수록 조합원 부담(분담금)은 적어진다. 그 대신 후분양에 따른 금융비용(사업비 이자 등)과 리스크는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부담하는 구조다. 또 시공사 선정 후 관리처분인가와 이주 및 착공 등 인허가 절차를 12개월 안에 끝내고, 공사기간을 34개월로 단축해 사업비 이자 120억원을 줄이겠다고 공약했다. 공약대로 사업이 진행될 경우 입주 시점은 2024년 3월이다.
삼성물산은 반포3주구 프로젝트 콘셉트로 '구반포 프레스티지 바이(by) 래미안'을 제안했다. 또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등 그룹 계열사 기술력을 총동원해 특화 설계 및 시스템을 제공할 계획이다.
다만 반포3주구는 기존 시공사였던 현대산업개발과 조합 간 소송이 진행 중이고, 수주전에 참여했던 대우건설이 5월 7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신반포1차(아크로리버파크) 조합장 한형기 씨와 삼성물산을 서울 방배경찰서에 고소한 상태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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