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문경 산악모노레일 결함 발견에도 운행 강행…결국 영업 중단
입력 2020-05-31 15:48  | 수정 2020-06-07 16:05

예산 100억원을 들인 경북 문경시의 단산모노레일이 개장 한 달도 안 돼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한 가운데 최근 4일간 영업 중에 운행을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산악모노레일을 설치한 문경시는 이용객들에게 이런 사고사실을 감춘 채 무리하게 운행을 강행해 안전불감증을 보였습니다.

31일 문경시와 모노레일 수탁기관인 문경관광진흥공단 등에 따르면 27, 28, 29, 31일 등 4일간 영업운전 중에 안전사고가 발생하자 운행을 중단하고 탑승객과 예약자에게 환불 조치했습니다.

31일 오전 10시 30분쯤 모노레일 차량이 42도 각도의 마지막 오르막을 올라가다가 갑자기 멈춘 후 뒤로 3m가량 밀려 내려오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8인승 차량에는 승객 7명과 공단 직원 1명이 탑승했는데 공단 직원이 수동으로 전환했지만 작동하지 않다가 뒤늦게 비상 브레이크가 작동됐습니다.

8살 어린이가 매우 놀라 공포에 떨자 부모는 거주지인 대구로 이동해 병원 진료를 받은 뒤 공단 측에 결과를 통보해 주기로 했습니다.

공단 측은 이날 사고와 관련해 "모노레일 차량의 모터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27일에는 모노레일을 받치는 지지대의 용접 부분에 균열이 발생했고, 28일에는 다른 지점에서 같은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29일에는 모노레일 지지대가 고정되지 않아 침하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단산모노레일 이용객은 평일 340여 명과 주말 500여 명에 이르는데, 안전사고 당시 탑승객은 물론 예약자들이 심하게 항의하는 소동이 일어났습니다.

한 탑승객은 "일부 구간에서 모노레일 차량이 흔들리고 큰 소음까지 발생해 깜짝 놀랐다"며 "1만2천원을 환불받았지만,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운행을 중단하고 전면 검사를 해야 하는 게 맞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모노레일 이용객의 70%는 서울·경기·대구 등 외지인들입니다.

이들 중 일부는 오전에 현장 예매한 뒤 다른 곳을 여행하다가 단산모노레일 승강장에 왔으나 탑승하지 못하는 바람에 휴가를 망쳤다고 불만을 터트렸습니다.

문경시 관계자는 "모노레일을 받쳐주는 기둥의 용접 부분에 금이 생기거나 용접이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며 "덜커덩거리는 구간에는 받침판이 고정되지 않아 침하 보강작업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30일 개장을 앞두고 주민초청 시험 운영에서도 상행 차량이 정지했다가 뒤로 밀린 데다 매일 차량이 1∼2회 정지하는 사고가 발생해왔습니다.

차량은 하부승강장에 있는 관제실에서 LTE 기반 무선통신으로 통제하지만 골 지형에서 무선통신 신호가 약해져 제어가 안 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문경시는 이달 말까지 1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에 집착해 충분한 안전점검 없이 무리하게 운행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문경시 관계자는 "8인승 모노레일 차량 10대가 7분 간격으로 운행하는데 27∼29일 연속 안전 문제가 노출됐지만 30일에는 정상 운행했다"며 "무선통신 문제점은 다음 주까지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했습니다.

시는 앞서 면사무소 직원까지 모노레일 차량에 태워 운행 중단 시 수동 방식으로 이동하도록 조치했으며, 현재는 문경관광진흥공단이 산하 다른 기관의 직원 10명을 추가 동원해 모노레일 차량마다 태우고 있습니다.

시는 문경읍 고요리 단산(해발 959m)의 문경활공장까지 왕복 3.6km인 국내 최장 산악 모노레일(상행 35분 소요)을 설치했다고 홍보하지만, 이용객들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한 영업운전을 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박재구 문경부시장은 "공단 이사장, 시공사 관계자 등과 회의를 열어 사고 원인들을 분석한 뒤 최소한 내일은 영업운전을 중단하고 점검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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