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소요사태…LA 베버리힐즈 명품매장 속수무책 털려
입력 2020-05-31 13:51  | 수정 2020-06-07 14:07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작된 '플로이드 소요 사태'가 미국 전역으로 들불처럼 퍼지고 있다.
특히 한인들이 집단 거주하는 로스앤젤레서(LA)의 경우 베버리힐즈 로데오거리에 자리잡은 노드스트롬 백화점과 구찌 등 각종 명품 매장들이 30일 밤(현지시간) 폭도들에 의해 약탈당하는 등 무법천지로 변하고 있어 한인들의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현지매체 보도와 한인 제보를 종합하면 로데오거리 내 구찌 매장을 타깃으로 수 십명의 시위대가 유리창을 깨고 진입해 매장에 있던 각종 명품 잡화들을 털었다.
놀랍게도 약탈이 시작된 시각에 경찰이 도착했지만 경찰 인력을 압도하는 시위대 규모 때문에 현장 약탈 행위를 저지하지 않고 지켜만 봤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또 로데오거리를 약탈한 시위대가 한인타운 중심상가인 월셔길로 이동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교민들의 불안과 공포를 키우고 있다.
레스터 프리드먼 베버리힐즈 시장은 "오늘 오후 5시부터 시위대의 약탈이 시작됐다"며 야간 통행금지를 보다 강력하게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언론에 따르면 LA와 소요 사태의 발원지인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는 물론 뉴욕, 시애틀, 시카고, 오스틴, 필라델피아 등 미국 전역의 주요 도시에서 경찰의 폭력을 규탄하는 시위가 과격양상으로 확산하고 있다.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DC에서는 시위대가 대통령 비밀경호국(SS)의 차량 3대를 파손하고 차 위에 올라가 '흑인의 생명은 중요하다', '정의 없이는 평화도 없다' 같은 구호를 외쳤다.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는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려 하는 과정에서 물병이 날아가고 경찰은 체포에 나서는 등 충돌이 빚어졌고, 텍사스주 오스틴에서는 시내 중심가 도로가 폐쇄된 상황에서 시위대가 주의회 의사당과 경찰서를 향해 행진했다.
시카고 시내에서도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한 뒤 망가진 경찰차 위에 시민들이 올라가 있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 등에 올라왔고, 필라델피아에서는 시위대가 시 청사 앞에 있는 전 시장의 동상을 밧줄로 묶고 불을 붙이고, 경찰차를 비롯한 차량 여러 대도 불길에 휩싸였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전날 밤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 시위를 지켜보던 국토안보부의 계약직 보안 요원 1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며 이를 '국내 테러 행위'로 규정했다. 또 다른 국토안보부 직원도 부상해 위중한 상태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도 전날 밤 시위대가 던진 돌에 맞아 경찰관 5명이 부상하고 상점 10여개가 약탈 당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이드 소요 사태' 대응을 위해 이날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주방위군을 투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며 "이 조치를 이틀 전에 취했어야 했다. 주방위군 투입을 통해 미니애폴리스 경찰 본부가 전복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앞서 미네소타 주 방위군도 이날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팀 왈츠 미네소타주 주지사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방위군 총동원을 발표했다"라며 "우리는 미네소타의 평화를 유지하고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올인'한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AP통신 등은 "트럼프 행정부가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관련 소요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800명 규모의 정규군 병력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정규군 병력 투입은 1807년 발효된 연방 법률인 폭동 진압법(Insurrection Act)에 근거한 것으로, 반란과 내란을 진압하기 위해 대통령 명령으로 군부대를 파견할 수 있다. 정규군 투입은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 당시 마지막으로 사용됐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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