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 인종 갈등 '폭발'…대선 핵심 쟁점 급부상 전망
입력 2020-05-30 19:40  | 수정 2020-05-30 20:03
【 앵커멘트 】
(보신 것처럼) 경찰의 가혹행위로 흑인 남성이 숨진 사건으로 촉발된 미국 내 시위 사태가 갈수록 격화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들끓는 민심에 인종 차별 문제까지 더해 사태가 쉽게 봉합되기는 어려워 보이는데요.
신동규 기자와 함께 이 뉴스 추적해 보겠습니다.


【 질문 1 】
신 기자, 사망한 40대 남성, 조지 플로이드죠.
사망할 당시 상황을 다시 한 번 짚어볼까요?


【 기자 】
네, 시작은 닷새 전쯤 아프리카계 미국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하면서부터입니다.

사진을 보시면 백인 경찰, 이름은 데릭 쇼빈입니다.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채 플로이드의 목을 짓누르고 있는데요.


9분 가까이 목을 눌린 플로이드가 숨을 거두면서 내뱉은 단말마가 '숨을 쉴 수 없다'입니다.

이 말은 시위대의 구호가 됐고요.

쇼빈은 검찰에 살인 혐의로 기소됐습니다만, 시위대의 분노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입니다.

3급 살인과 우발적 살인 혐의로 기소돼 최대 35년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는데, 유족들은 1급 살인 혐의 적용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쇼빈은 과거에 미니애폴리스경찰 내사과에 민원이 18차례나 제기된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이번에 아내도 이혼을 신청했다고 합니다.


【 질문 2 】
가족조차 두둔해주기 어려울 정도로 볼 수 있겠는데, 미국 사회의 분노가 이렇게 크게 표출된 배경을 무엇으로 봐야 할까요?


【 기자 】
사건 자체도 충격적입니다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사망자만 10만 명 정도인데, 이 사망자의 구성을 보면 미국 사회의 불균형을 엿볼 수 있습니다.

미국 내의 흑인 비율이 13% 정도인데, 코로나19 사망자의 23%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라는 분석도 있거든요.

인종차별이라는 해묵은 갈등이 코로나19로 증폭되던 와중에 이번 사건을 통해 폭발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질문 3 】
미국 내 인종차별이 얼마나 심각한 거에요?


【 기자 】
워싱턴포스트가 미국에서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람의 수를 분석했었는데요.

한 해에 1천 명 정도나 됩니다.

인종 비율을 고려해서 인구 백만 명당 사망자 수를 계산해봤더니, 흑인이 30명, 히스패닉 22명, 백인 12명으로 흑인이 백인의 2.5배입니다.

이 외에도 경제적인 측면이나 의료 시스템에서도 유색인종이 백인보다 차별받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 질문 4 】
저는 이 사건 보면서 1990년대 초에 있었던 LA 폭동이 떠오르던데요.
이번 일이 그렇게 번질 가능성도 있을까요?


【 기자 】
사건이 발생한 미니애폴리스 지역에서 현재 한인상점에 피해가 발생해 외교부가 정확한 상황 파악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주미한국대사관은 현지 한인들을 상대로 시위 현장이나 우범지역 방문을 삼가라는 공지를 띄우기도 했고요.

LA폭동 때도 백인 경찰이 흑인을 상대로 부당한 폭력을 행사했다는 점은 비슷합니다만, 직접적인 계기는 이후 백인 경찰들이 모두 무죄 판결을 받은 일이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피해자가 이미 사망했다는 점에서 좀 다른데, 사태가 진정되기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기자 】
미국 대선이 11월이잖아요.
대선 쟁점으로 급부상하는 분위기인데 어떻습니까?


【 질문 5 】
네, 말씀하신 대로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포문을 열었습니다.

"우리는 정의가 필요하다"면서 "지금은 선동적인 트윗을 할 때가 아니다, 당장 진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밝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을 대놓고 저격한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유색인종으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아온 민주당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여갈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죠.

▶ 인터뷰(☎) : 박원곤 /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민주당이 흑인과 인종에 대해서 훨씬 더 수용적이고 그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얘기하니, 정치적 호재로 끌고 가려는 모습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진정한 경찰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는데요.

인종문제와 함께 미국 대선의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 앵커멘트 】
미중 갈등 와중에 내부에서 이런 사태까지 터졌으니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상당히 곤혹스럽겠네요.
신동규 기자, 수고했습니다.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