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펭수 마법 어디까지…맑은날 우산 팔리고 물병 매출 9배↑
입력 2020-05-30 13:40 
락앤락 `펭수 물병`. [사진 제공 = 락앤락]

'펭수 효과'가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펭수 신드롬은 6개월간 지속되면서 반짝 특수가 아님을 증명한 것. 특히 유아동 제품과 식품 등 일부 카테고리를 넘어 물병과 금융, 생활용품까지 점령하며 20~30세대를 공략하는 데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유튜브에 따르면 '자이언트 펭TV'의 이달 말 채널 구독자 수는 214만명에 달한다. 지난해 말 펭수 신드롬이 시작된 당시 74만명보다 3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자이언트 펭TV 주인공 '펭수'는 EBS 크리에이터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프렌즈를 잇는 또 하나의 롱런 콘텐츠가 탄생했다"며 "유튜브를 공략해 20~30 직장인을 타깃으로 한 게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6개월간 펭수를 모델로 발탁한 곳만 어림잡아 10여곳이 넘는다. 빙그레는 '붕어싸만코' 모델로 펭수를 기용한 지난 3월 매출이 전년 동월대비 40% 늘었다. SPC삼립이 출시한 '펭수빵'은 품귀현상을 빚으며 2주 만에 100만개 판매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밖에 펭수는 동원F&B 동원참치와 광동제약 '비타500',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등에서도 모델로 활약했다.
KB국민 `펭수 노리 체크카드`. [사진 제공 = KB국민카드]
펭수 효과는 유아동 소비층이 많은 식품을 벗어나 생활용품과 금융 분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주요 팬층이 10대뿐 아니라 20~30대 직장인, 40~50대 등 전 연령을 아우르기 때문이다.
실제 락앤락에 따르면 이달 12일 출시한 '펭수 물병'의 열흘간 누적판매량은 지난해 같은달 선보인 기존 물병 3종과 비교해 800% 이상 많았다.
특히 기존 물병의 주 소비층이 주부였다면, 펭수 물병은 온라인에서 판매가 늘면서 20~30대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여기에 펭수의 고향이 남극인 콘셉트에서 착안, 일회용컵 대신 물병을 사용하자는 친환경적인 메시지가 더해지며 가치 소비가 일어난 것으로 회사 측은 분석했다.
락앤락 관계자는 "락앤락 매장과 대형마트를 비롯해 20~30대 소비자 접근이 쉬운 온라인몰과 편의점, 문구 매장에서 총 12종을 판매하면서 소비층을 확대하는 효과까지 얻었다"고 말했다.
GS25 펭수 굿즈. [사진 제공 = GS리테일]
펭수 신드롬은 금융권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지난 2월 KB국민카드의 'KB국민 펭수 노리 체크카드'는 출시 하루 만에 4만 장 발급, 한 달 만에 20만장을 돌파했다. KB국민카드에 따르면 펭수 카드를 발급한 10명 중 7명이 20~30대로 나타났다. 기존 스테디셀러 체크카드에 펭수 디자인을 담은 것만으로 20~30대 고객을 끌어 모으는 효과를 누린 것이다.
편의점에서는 펭수 효과로 예상 외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GS25는 펭수와 협업한 우산을 출시한 결과, 지난 3월 28~31일까지 4일간 맑은 날씨가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전월 동기간대비 매출이 30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펭수 양말도 매출이 2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펭수 캐릭터가 밀레니얼 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면서 브랜드 협업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쇄신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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