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닛산 "공장폐쇄" 밝히자 스페인 발칵…"뭐든 하겠다"
입력 2020-05-29 15:49  | 수정 2020-05-29 15:50

일본의 자동차 제조사 닛산이 스페인 바로셀로나 공장의 문을 닫겠다고 밝히자 스페인이 발칵 뒤집혔다. 스페인 정부는 "무엇이든 하겠다"며 저지에 발벗고 나섰고 공장 노동자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타이어를 불태우는 등 시위에 돌입했다.
닛산의 우치다 마코토 사장은 28일 기자회견에서 스페인 바로셀로나 공장을 오는 12월부터 폐쇄한다고 밝혔다. 그는 "과잉 생산을 줄이고 회사의 전반적인 경쟁력 향상을 위해 공장 폐쇄라는 힘든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곳 공장에서 매년 10만대의 밴을 생산하지만 유럽에서 판매는 지난해 1만5000대에 불과할 정도로 부진했다. 게다가 닛산이 지난 회계연도에 6712억엔의 대규모 손실을 기록해 11년만에 적자로 돌아서자 공장 폐쇄 결정을 내린 것이다. 닛산 유럽지부 이사는 "바로셀로나 공장이 살아남기 위해 손 쓸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스페인 정부는 닛산의 결정을 뒤집기 위해 총력 대응하고있다. 스페인 외교부 장관 아란샤 곤잘레스 라야는 이날 로이터에 "우리는 닛산의 계획을 뒤집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했다. 바로셀로나가 속한 카탈루냐 지방정부는 1억유로(1372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지난 15년간 닛산에 투입된 공적자금 총액인 2500만유로의 4배에 달하는 금액이지만 닛산 측으로부터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000여명의 공장 노동자들은 도로를 점거하고 입구에서 타이어를 태우는 등 시위에 나섰다. 노조 측은 공장이 폐쇄되면 이곳 직원 3000명뿐 아니라 간접적으로 연계된 2만3000개의 일자리가 위태로워진다며 무기한 파업 중이다.
스페인에서 차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한다. 코로나 여파로 1분기 실업률이 14.4%, 같은 기간 GDP는 -5.2% 성장한 상황에서 닛산의 공장 폐쇄는 스페인 경제에 치명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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