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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반포3주구` 운명의 날, 삼성 vs 대우 승자는?
입력 2020-05-29 14:53  | 수정 2020-05-29 15:50
반포3주구 투시도. [사진 제공 = 삼성물산]

반포3주구 투시도. [사진제공 = 대우건설]
강남 재건축 최대어인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의 시공사 선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달 신반포15차 재건축을 수주하면서 정비시장에 성공적으로 복귀한 삼성물산이 기세를 이어갈 지, 아니면 신반포15차를 삼성에 막판에 뺏긴 대우건설이 설욕에 성공할지 여부가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반포3주구 재건축조합은 오는 30일 오후 3시부터 삼성동 코엑스에서 2차 시공사 합동 설명회 및 시공사 선정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반포3주구 재건축 수주전은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2파전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19일 열린 1차 합동설명회에는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과 김형 대우건설 사장이 이례적으로 참석하는 등 강한 수주의지를 드러냈다.
통상 시공사 선정 총회에 사장들이 참석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1차 설명회에 CEO가 등장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다. 그만큼 양사가 각자 이번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는 분위기다.

삼성물산은 반포3주구 프로젝트 콘셉트로 '구반포 프레스티지 바이(by) 래미안'을 제안했다. 반포는 기존 '래미안 퍼스티지' '래미안 원베일리' 등 단지가 있어 '래미안의 고향'으로 자부할 만큼 심성물산이 주력하고 있는 지역이다. 삼성은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에스원, 삼성웰스토리 등 그룹 계열사의 기술력을 총동원해 특화 설계 및 시스템을 제공할 방침이다.
삼성은 건설업계 최상위 신용등급(AA+)을 바탕으로 일반적인 후분양과는 다른 100% 준공 후 분양을 제시했다. 공시가 상승으로 분양수입이 약 2500억원 증가할 것이란 설명이다.
또 착공 시점은 경쟁사보다 10개월가량 앞당기고, 공사 기간을 34개월로 줄여 사업비 이자를 120억원 줄이겠다고 밝혔다. 사업비 대여 금리는 회사채 금리+0.25%(약 1.8~1.9%)로 경쟁사 대비 높지만, 후분양에 따른 대규모 사업비 전체를 안정적으로 지원한다는 전략이다.
대우건설은 반포3주구에 푸르지오가 아닌 '트릴리언트 반포'(TRILLIANT BANPO)를 제안했다. 단일 브랜드인 만큼 유엔 스튜디오, 그랜트 어소시에이츠 등 세계적 업체와 협업해 특화 설계안을 적용했다.
대우는 사업활성화비 2200억원을 포함해 사업비 항목 전체를 조합 대여자금으로 내걸었다. 금리는 0.9% 고정금리를 내세웠다. 경쟁사 대비 절반가량 금리가 낮고, 고정금리로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가능하게 했다는 평가다. 분양방식은 선분양과 후분양을 모두 제시했다. 착공 시기는 2022년 3월, 공사 기간은 착공 후 36개월 이내다.
양사의 이번 대결은 지난달 마무리된 신반포15차 수주전의 연장선상에 있어 더욱 흥미를 끌고 있다. 대우건설은 당초 신반포15차 시공사로 선정됐다가 조합과 공사비 갈등으로 결국 시공권을 삼성물산에 내줬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신반포15차의 경우 현재 본안소송이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아직 시공권이 삼성물산으로 완전히 넘어간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와 유가 하락, 국내 부동산 규제 등으로 건설업계의 일감이 줄어들면서, 그나마 사업성이 보장되는 도심 정비사업 수주를 위한 업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이나 위기 때에는 재건축·재개발 등 리스크가 적은 도심 정비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1109번지 일대의 반포아파트를 지하 3층~지상 35층 아파트 17개동 총 2091가구로 다시 짓는 사업이다. 조합은 지난 2018년 7월 HDC현대산업개발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공사비 등을 두고 갈등을 빚다 지난해 12월 시공사 지위를 박탈하고 새 시공사를 선정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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