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그린뉴딜株 `훈풍`…삼성SDI 최고가 뚫었다
입력 2020-05-26 17:38 
삼성SDI가 '그린뉴딜' 정책의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로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한국형 뉴딜'을 추진하는데, 이 가운데 친환경 산업을 육성하는 '그린뉴딜'이 주요 사업으로 포함됐다. 전기차 배터리 산업이 한국 경제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만큼 당분간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SDI 주가는 26일 전일 대비 11.5% 오른 38만8000원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삼성SDI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SDI 주가는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봉쇄 조치로 지난 3월 18만원까지 떨어졌지만 불과 2개월 만에 두 배 넘게 뛰었다.
이날 LG화학 주가 또한 6.3% 올라 41만4000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같은 날 14.2% 뛰어 12만1000원까지 올랐다.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전반적으로 '그린뉴딜' 수혜주로 꼽히며 주가가 급격히 반등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린뉴딜 정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만 디지털뉴딜 정책과 더불어 경기회복을 이끌 것"이라며 "'큰 정부'로 대변되는 대규모 재정 투입을 통한 경기부양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이는 전기차 시장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삼성SDI는 연결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598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9.4% 늘어날 전망이다. 이를 반영해 삼성SDI 주가 수준은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 올해 실적을 바탕으로 추산한 주가수익비율(PER)은 26일 종가 기준으로 삼성SDI는 53.3배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LG화학은 47.9배, SK이노베이션은 -8.6배에 그친다. 경쟁사가 화학과 정유 같은 사업을 함께 갖고 있어 주가 상승이 제한적이라면, 배터리 사업부에 집중하는 삼성SDI는 주가 상승이 가파를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부터 세계 각국 정부는 적극적으로 경기 회복 정책을 제시할 것"이라며 "유럽연합(EU)은 조만간 친환경 산업을 육성하는 종합적인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생산량은 올해 221만8000대에서 2025년 859만8000대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전기차 가격 가운데 배터리가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만큼 배터리 시장은 고스란히 수혜를 입을 수밖에 없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배터리 가격 하락에 따라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배터리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 같은 선순환 구조로 배터리 업체가 입은 수혜는 더욱 커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기술력 또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공격적인 수주를 감행하지 않고 연구개발(R&D) 투자에 집중하며 내실을 다지는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2021년 '젠5'라 불리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를 선보인다. '젠5'는 한 번 충전하면 600㎞ 이상 이동할 수 있는 배터리로 에너지 밀도는 20% 이상 높이면서도 가격은 20%가량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이 지난 1분기 기준으로 6.0%를 차지하며 4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LG화학·파나소닉·CATL 등 '빅3'를 빠르게 추격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부터 스마트폰 업황이 호전되고 전동공구 수요가 회복되면 소형 전지 매출 또한 다시 확대될 수 있다"면서 "삼성SDI 실적은 '상저하고'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규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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