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6년 장기미제 삼척 노파 살인사건 진범 밝혀져
입력 2020-05-26 13:19  | 수정 2020-06-02 13:37

16년 장기미제 '강원 삼척 노파 살인사건'의 진범이 밝혀졌다. 그러나 진범은 이미 숨져 죗값은 물을 수 없게 됐다.
강원지방경찰청은 DNA 대조 결과 2004년 발생한 삼척 노파 살인사건의 진범이 A씨(당시 25세)로 밝혀졌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2004년 10월 2일 삼척시 근덕면의 한 주택에서 70대 여성 B씨가 살해당한 채 발견됐다. 사건 현장에선 범인이 물건을 뒤진 흔적은 있었지만 B씨가 평소 금품을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숨겨둔 탓에 도난당한 물품은 없었다.
당시 용의 선상에 오른 인물은 3000여명에 달했다. 이중 경찰은 B씨와 원한 관계에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4명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으나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해 장기미제로 남았다.
이후 경찰이 장기 미제 살인사건 해결을 위해 수사전담팀을 광역수사대 12명과 미제사건 전담수사팀 3명으로 확대 편성하고 지난해 9월부터 수가 기록을 다시 살펴보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당시 현장에서 채취한 담배꽁초와 피해자의 오른손 손톱에서 채취한 DNA 등 증거물과 37권에 달하는 수사기록을 몇 달 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사건 발생 추정 시간인 오후 8∼10시 사이 현장 인근 국도에서 지나가던 차량을 얻어 탄 남성이 유력한 용의자로 떠올랐다. 경찰은 수사망을 좁힌 결과 절도 전력이 있고 사건 당일 차량을 얻어 탄 남성과 비슷한 연령대인 A씨를 범인으로 특정했다. 특히 당시 차량에서 나온 지문과 A씨의 지문을 대조한 결과 일치했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사건 당시 현장에서 확보한 증거물의 DNA 역시 일치한다는 감정 결과를 받았다.
하지만 A씨는 노파 살해 후 이듬해 6월 17일 도내 다른 지역에서 절도를 시도하다가 피해자에게 발각돼 몸싸움 도중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춘천 =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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