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용수 할머니 25일 1차회견 장소서 최종회견
입력 2020-05-24 15:18 

지난 7일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의 기부금 사용과 활동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전 정의연대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25일 2차 기자회견을 연다. 정의연대와 윤 당선인과 관련한 이 할머니의 마지막 기자회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 참석 여부는 불투명한데, 정치권 등에서는 참석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4일 '대구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에 따르면 이용수 할머니의 사실상 마지막 기자회견은 25일 오후 2시 대구시 남구의 한 찻집에서 열린다. 이곳은 지난 7일 이 할머니가 첫 기자회견을 열었던 곳이다.
당초 시민모임은 대구 중구에 있는 '위안부 역사관'을 기자회견 장소로 건의했지만 이 할머니가 1차 회견과 동일한 장소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모임 관계자는 "이 할머니가 기자회견문은 필요없다고 해 별도의 기자회견문 낭독 없이 즉석에서 구술하는 방식으로 기자회견이 진행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할머니는 그동안 제기된 정의연대 기부금 유용·횡령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윤 당선인 사퇴를 먼저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또 그동안 여러 차례 밝혀온 것처럼 수요시위를 중단하는 등 향후 위안부 문제에 대한 새로운 운동 방향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연대와 윤 당선인에 대한 추가 폭로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 할머니는 기자회견을 앞두고 심경을 정리하기 위해 24일 대구를 떠나 수원의 한 지인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의 참석 여부도 기자회견 초미의 관심사다. 이 할머니는 지난 19일 윤 당선인을 만난 자리에서 기자회견 당일 윤 당선인 참석을 요구했다. 이 할머니측에서는 지금까지 윤 당선인으로부터 참석 여부에 대해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고 이 할머니가 용서를 하지 않은 점으로 미뤄 윤 당선인의 참석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다만 윤 당선인이 참석하지 않더라도 윤 당선인 측근이나 정의연대 관계자들이 이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기자회견장을 찾을 가능성은 있다.
윤 당선인 등의 업무상 횡령 등 의혹 고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윤 당선이 25일 이 할머니 회견에도 물러나지 않고 버티면 30일부터 21대 국회의원 임기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지난 20~21일 서울 마포구 정의연대 사무실과 인근의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쉼터 '평화의 우리집' 등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임기 시작 전에 윤 당선인을 소환조사하는 방안도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말에도 정의연대 부실 회계 의혹이 이어졌다. 정의연대가 지난해 영화 '김복동' 해외 상영회를 위해 배급사와 상의 없이 사회공헌 기부 플랫폼인 '카카오 같이가치'를 통해 1만달러(1300만원)를 모금한 후 정의연대 예산으로 전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정의연대는 당시 "국내 배급사와 협의해 해외상영회에 대한 상영료를 면제받았다. 잔여 모금액은 향후 해외 캠페인 예산 등으로 지출하겠다"는 공지를 올렸다. 배급사 대표는 24일 매일경제와 가진 통화에서 "모금한다는 사실은 협의를 통해 알고 있었다"면서도 "1만 달러 규모에 대해선 몰랐다. 보통 해외 상영회는 회당 300~500달러 정도를 지불한다"고 밝혔다. 정의연대 측은 "배급사와 소통이 부족해 오해한 부분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명박정부 때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으로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한 대일 교섭창구를 맡았던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24일자 일본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정의연대는) 위안부 피해자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단체"라고 비판했다.
천 이사장은 "2011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주한 일본 대사가 피해자들을 만나 일본 총리의 사죄 친서와 보상금을 직접 전달하는 일본 측 방안을 윤 당선인에게 설명했는데 곤혹스러운 표정이었다"며 "당시 일본 측 안은 피해자들에게 나쁜 것이 아니었지만 윤 당선인에겐 자신의 역할을 끝내는 '사형선고' 같은 것이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구 = 우성덕 기자 / 서울 =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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