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로나19에도 車 내수 판매↑
입력 2020-05-24 15:09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국내 자동차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올 들어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잇달아 신차를 내놓은 가운데 6월 말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를 앞두고 수요가 몰린 탓이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구매지원 조기집행, 자동차 교체 주기 등까지 감안하면 다음달까지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이달 15일까지 국내 완성차업체의 내수 판매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20~3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판매 추세를 감안하면 국내 완성차업체의 5월 전체 내수 실적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0%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국산차 뿐만 아니라 수입차 판매도 나란히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5월 1~20일 승용차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2% 증가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승용차 수입액이 21.5% 증가했는데, 이달 들어서 수입액 증가폭이 더 커졌다.
최근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코로나19로 인한 부품 수급 차질과 글로벌 수요절벽 등으로 생산차질을 겪었지만, 국내 자동차시장은 석 달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2월에는 설 연휴로 인한 영업일수 감소, 코로나19 직격탄 등 여파로 판매 실적이 줄었지만 3~4월에는 자동차 판매량이 각각 10.1%, 8.0% 증가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최근 내수 증가세의 배경으로 6월 말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주요 완성차업체의 잇따른 신차 출시 등을 꼽는다. 정부가 소비 심리 활성화를 위해 자동차 개별소비세 70% 인하 조치를 6월 말까지 연장하자, 완성차업체들은 다양한 판촉 프로모션으로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최근 기아자동차는 5월 구매 고객에게 차량별로 온누리상품권 30~150만원을 제공하기로 했고, 르노삼성자동차는 전기차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600만원 상당의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내걸었다. 여기에 제네시스 최초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과 신형 아반떼, 트레일블레이저, XM3 등이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김준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조사연구실장은 "올해 주요 업체들이 신차를 발표하면서 내수 판매가 늘고 있는데, 만약 코로나19 사태가 없었다면 수출 실적은 이보다 더 큰 폭으로 늘었을 것"이라며 "2007~2008년 당시 팔렸던 자동차들이 폐차 또는 교체 수순으로 접어들면서 신차 싸이클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정부가 전기차, 수소차 등에 대한 구매지원을 조기집행하면서 다음달까지 내수 판매 실적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내수 판매가 살아나고 있는 반면 해외 수출길은 여전히 열리지 않고 있다. 승용차 수출이 이달 20일까지 59% 급감하는 등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아차 광주2공장은 25일부터 29일까지 문을 닫는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지난 21~22일에 이어 29일 다시 가동을 중단하고, 쌍용자동차 또한 이달말까지 라인별 순환휴업을 실시한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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