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측, 바이든 '흑인 실언' 부각하려 거액 광고 투자
입력 2020-05-24 13:08  | 수정 2020-05-31 14:0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캠프가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흑인 실언'을 곧바로 파고들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흑인층의 지지가 아쉬운 마당에 거액을 들여 바이든 전 부통령의 실언을 부각하는 디지털 광고를 내보내기로 한 것입니다.

23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캠프는 100만달러(한화 12억원)를 들여 바이든 전 부통령의 실언을 부각하는 디지털 광고를 선보입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나를 지지할지, 트럼프를 지지할지 생각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흑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가 곧바로 사과했습니다.


트럼프 캠프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상원의원이던 1994년 형사범죄에 대한 강경 대응 법안에 찬성했던 것도 광고에 부각할 계획입니다.

법안의 통과로 유색인종이 대거 체포됐다는 비판이 이어져 왔습니다.

트럼프 캠프에서는 또 '#당신은 흑인이 아니다'라는 문구를 새긴 티셔츠도 30달러에 팔기 시작했습니다.

2016년 대선 당시 흑인층에서 8%의 지지밖에 거두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의 실언을 호재로 여길 수밖에 없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민주당 대선 경선 초반 초라하기 그지없는 성적에 머물다 네 번째 경선 지역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흑인 지지층의 몰표를 기반으로 14개 주 경선이 걸린 3월 초 '슈퍼화요일' 승리까지 거머쥐며 사실상 대선후보에 낙점됐습니다.

흑인 지지층이 대선후보 낙점을 위한 모멘텀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해준 셈입니다.

이번 실언 역시 흑인 지지층에 더욱 강력한 지지를 요청하다 빚어진 사고로 풀이됩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우편투표 방식으로 치러진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하와이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63%의 득표율로 이미 경선 레이스에서 중도 하차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37%)을 누르고 승리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사태로 한 달 이상 늦어진 이번 경선 승리로 바이든 전 부통령은 16명의 대의원을 추가 확보해 총 1천566명의 대의원을 모았습니다.

진보 성향의 샌더스 의원은 지난달 후보 사퇴 후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를 공식 선언했으나, 민주당 정책 노선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투표용지에 자신의 이름을 남겨두고 대의원을 계속 모으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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