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NYT의 호소 "이들이 곧 우리”…1면 통째로 코로나 사망자 명단
입력 2020-05-24 11:39  | 수정 2020-05-31 12:07
’단순한 숫자가 아닌 우리 자신’ 뉴욕타임스(NYT)가 공개한 24일자 1면. <출처=뉴욕타임스>

"단순한 명단이 아니다. 이들은 곧 우리 자신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24일자 발행지면 1면에 사망자 1000명의 이름을 게재한다.
NYT는 23일(현지시간)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하루 전날 1면 페이지를 공개했다. 1면 기사제목에는 "미국 사망자 10만명 육박, 헤아릴 수 없는 손실(An Incalculable Loss)"이라고 쓰여있다. 신문은 "입원 환자든, 실업률이든, 사망자든 간에 숫자만으로는 코로나19가 미국을 할퀴고 간 여파를 전부 표현할 수 없다"며 "이 나라의 사망자가 10만 명에 가까워짐에 따라 NYT가 한 사람 한 사람의 부고를 찾아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기 나타난 1000명은 단지 전체 사망자의 1%에 불과하다. 단순한 숫자란 없다"고 강조했다.
NYT 내부에 따르면 신문을 만들던 중 편집국과 독자들로부터 "(사태가 길어지면서) 숫자에 익숙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고 알려졌다. NYT는 이번 지면을 위해 전국 여러 매체들의 보도를 일일이 종합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래픽 편집 담당 시몬 랜던은 "우리들 사이에서도, 어쩌면 독자들 사이에서도 (매일 쏟아지는) 데이터에 약간의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면서 "이 숫자들을 다룰 방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목숨을 잃은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얼마나 다양한 이들이었는지 전달하고 싶었다. 10만 개의 점이나 막대 그래프는 이들이 누구였는지, 국가로서 이게 어떤 의미인지 말해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제작의도를 밝혔다.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4일(한국시간) 오전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66만 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는 9만8000여명에 달한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이후 미국내 일일 확진자가 2만 명 대를 이어가면서 증가세도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편 외신들은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랜 기다림 끝에 골프장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이날 버지니아주에 위치한 '트럼프 내셔널' 골프장을 방문해 지난 3월 8일 이후 두 달 반 만에 라운딩을 즐긴 것이다.
인터넷 상에선 NYT가 해당 지면을 공개한 날에 트럼프 대통령의 골프장 방문 소식 알려지자 이를 비난하는 여론이 이어지고 있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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