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동물원 덮친 코로나 비극…인도네시아 "굶주린 호랑이에 사슴을 먹이로"
입력 2020-05-22 17:29  | 수정 2020-05-29 18:07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팬데믹(COVID-19 전세계 대유행)으로 각 국이 '일시 정지'에 들어가면서 동물원이 잡고 잡아 먹히는 최악의 상황에 치닫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인도네시아에서 4번째로 큰 반둥 동물원이 사자 등 육식동물의 먹이를 구하지 못해 같은 동물원에 사는 사슴이나 거위를 도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이날 전했다.
반둥 동물원의 슐한 사피 대변인은 "원내 850여 마리의 동물들이 평소보다 적게 먹이를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마저도 7월이 되면 먹이가 완전히 동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렇게 되면 사자와 수마트라 호랑이, 자바 표범같은 대형 육식동물들 먹이로 30마리의 점박이 사슴 등 다른 동물들을 도살해 먹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멸종 위기인 수마트라 호랑이 등 육식 동물은 이틀에 고기 10킬로그램(kg)을 먹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봉쇄조치 이후에는 이보다 20%가 적은 8kg를 먹는 상황이다.
샤피 대변인에 따르면 반둥 동물원은 하루에 과일 400kg이상과 고기 120kg이상이 필요하다. 코로나 봉쇄령으로 주 수입원인 동물원 입장료가 끊기자 현재는 기부에 의지해 먹이를 마련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동물원 협회에 따르면, 총 60여 곳의 동물원 중 92%가 5월 말에 먹이가 동날 위험에 처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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