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SK, 연패 탈출만큼 어려운 첫 연승…씁쓸한 역전패
입력 2020-05-21 22:25  | 수정 2020-05-22 01:23
SK의 시즌 첫 연승 도전은 연패 탈출만큼이나 힘들었다. 사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이상철 기자
SK가 10연패를 탈출한 20일, 염경엽 감독의 핸드폰은 불이 났다. ‘축하해 말보다 ‘힘내라는 말을 더 많이 들었다. 비룡의 비상을 바라는 지인의 응원이었다.
정규시즌 전체 일정의 10%만 소화했다. 염 감독은 연패를 끝냈다고 운용 계획이 달라질 건 없다. 계획한 대로 꾸준하게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며 성적과 육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연패 탈출만큼이나 힘든 연승 도전이었다. 승리 기회만큼이나 패배 기회도 많은 법이다. SK는 여전히 승리를 쟁취할 ‘힘이 부족하다.
분위기는 ‘최상이었다. 21일 고척 키움전도 술술 풀렸다. 한현희(5이닝 8피안타 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5실점)를 흔들어 3회까지 5점을 뽑았다. 행운의 여신도 SK의 편인 것 같았다. 1회초 로맥, 2회초 노수광이 행운의 내야안타로 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3회초에는 한동민의 시즌 6호 홈런까지 터졌다.
그러나 간과해선 안 될 게 하나 있었다. SK는 실책이 많은 팀이었다. 13개로 KIA(15개)에 이어 한화와 공동 2위였다. 20일 경기 승리도 상대의 실책 및 보크가 승부처였다.
우려대로 SK의 내야 수비가 흔들렸다. 실책은 곧 실점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었다.
5-1의 4회말 무사 2루에서 투수 문승원이 견제를 시도했다. 그러나 공은 유격수 김성현이 아닌 중견수 노수광이 잡아야 했다. 이지영의 내야 땅볼에 3루 주자 박동원이 득점하며 5-2, 3점 차가 됐다.

5회말 역전을 허용한 SK였다. 시작은 1루수 로맥의 실책이었다. 박준태의 내야 땅볼을 잡은 유격수 김성현이 1루에 힘껏 공을 던졌다. 그러나 로맥이 포구하지 못했다.
문승원이 급격히 흔들렸다. 서건창과 김하성의 연속 2루타가 터졌다. 3루수 최정은 김하성의 타구를 막지 못했다. 엉킨 실타래를 풀기가 힘들었다. 박동원과 이지영의 연속 적시타까지 터지면서 스코어는 5-6이 됐다.
SK가 6회초 이홍구의 적시타로 6-6 동점을 만들었으나 계속된 1사 3루 기회를 놓쳤다. 그리고 키움이 6회말 이정후의 적시타로 다시 달아났다.
SK도 물러서지 않았다.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진 최정의 8회초 볼넷 출루가 도화선이었다. 곧이어 10연패 탈출의 결승타를 쳤던 김창평이 3루타를 날려 7-7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홍구의 희생타로 재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역전 드라마는 남의 이야기였다. SK는 올해 7회까지 뒤진 경기를 뒤집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이날도 마지막 아웃 카운트 하나를 못 잡았다.
하재훈이 9회말 2사 2루에서 박동원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유격수 김성현이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앞서 남태혁이 무사 1루에서 이정후의 땅볼을 병살타로 연결하지 못한 게 치명적이었다.
8-8 동점 뒤 연장이었다. 그러나 SK는 앞서 두 차례(8일 사직 롯데전·15일 문학 NC전) 연장 승부서 쓴맛을 봤다. 이번에도 울었다.
김주온이 10회말 선두타자 김혜성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게 화근이었다. 염 감독은 재빠르게 조영우로 투수를 교체했으나 키움의 반격을 막지 못했다.
김혜성은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박정음의 끝내기 안타에 홈을 밟았다. 공교롭게 박정음의 강한 타구가 또 유격수 김성현에게 향했다. 8-9로 패한 SK는 2승 12패를 기록했다. 9위 삼성(5승 10패)과 승차는 2.5경기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