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 `쉼터` 추가 압수수색…25일 기자회견에 쏠린 눈
입력 2020-05-21 16:26 
[사진출처 = 연합뉴스]

검찰이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와 이 단체 이사장 출신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인에게 제기된 기부금 유용,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21일 1박2일 12시간에 걸쳐 정의연대 서울 마포구 성산동 사무실과 이 단체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있는 인근의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데 이어 21일에는 수사관을을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평화의 우리집'으로 보내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21일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최지석)는 연남동에 위치한 위안부 할머니 쉼터 평화의 우리집을 압수수색했다. 평화의 우리집은 정대협이 기존 서울 서대문구에 있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쉼터 상황이 열악해지자 새 공간을 물색하던 중 지난 2012년 명성교회로부터 무상 임대 받아 사용하고 있는 곳이다. 현재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92) 한 분이 쉼터에서 생활하고 있다. 지난해 1월 타계한 고(故) 김복동 할머니도 생전 이곳에 살았다.
당초 연남동 쉼터는 검찰의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21일 정의연대 압수수색 과정에서 검찰은 연남동 쉼터에 일부 확인할 자료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추가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연대는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에 유감을 표명했다. 정의연대는 페이스북 공식계정에 "외부 회계검증 절차 과정에 진행된 검찰의 전격적 압수수색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공정한 수사절차를 통해 그간 제기된 의혹이 신속하게 해소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의연대 정연대가 추진한 외부 회계 감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이날 정의연대가 요청한 외부 회계기관 추천 요청을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강제 수사에 착수한 마당에 독립적 회계 감사가 어려워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7일 윤 당선인과 정의연대 활동에 대해 최초로 문제를 제기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2)가 오는 25일 열기로 한 대구 기자회견에 윤 당선인과 정의연대측이 참석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 할머니를 옆에서 돌보고 있는 측근들은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사태를 지켜봤던 할머니의 심경과 향후 위안부 피해자 운동 방향 등에 대해 소회를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할머니와 함께 활동해 온 최봉태(58) 변호사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사태가 전화위복이 되길 바란다"며 "25일 기자회견 원칙은 첫째는 할머니 의사 존중 원칙, 둘째 이해 관계자 참여 원칙, 셋째 미래지향 원칙으로 추진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두 번째 원칙과 관련해 이번 사태를 초래한 비례대표 낙천자 최모씨, 수양딸, 운전자 박모씨, 할머니 수행 스님들도 기자회견에 배제되지 않게 하려 한다"고 전했다. 최 변호사는 또 "두번째 원칙에 따라 위안부 문제 해결에 관심과 동참을 하신 페이스북 친구들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며 "25일 기자회견에 도움을 주실 분이 있으면 의견을 개진해 달라"고 덧붙였다. 최 변호사는 이 원칙에 대해 "할머니의 의사가 그렇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이 할머니와 그의 측근 대부분이 이번 기자회견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윤 당선인도 기자회견에 참석할 지 여부가 초미사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 할머니는 지난 19일 윤 당선인과 대구에서 5~10분간 만난 후 윤 당선인에게도 "기자회견 날 오라"고 부탁한 바 있다. 이 만남에 대해 이 할머니가 "윤 당선인에 대한 용서가 아니다"며 선을 그었기 때문에 실제 윤 당선인이 이날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나타낼 지는 미지수다.
이에 따라 이번 기자회견은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에 대한 조속한 해결과 함께 위안부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온 정의연대를 질타하는 성토의 장이 될 가능성도 있다. 최 변호사와 함께 이번 기자회견을 준비 중인 대구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측도 정의연에 대한 실망과 함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단체 한 관계자는 "대구경북지역 위안부 할머니들은 위안부 전담병원에서 병원비 장례비 등을 전액 무료로 지원하고 전담 주치의까지 있는데 일부 위안부 시설에서는 할머니들이 사비를 들여 병원 진료를 받았다는 뉴스를 보고 가슴이 아팠다"며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한 지원과 관심을 가져달라는 취지에서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 = 우성덕 기자 / 서울 =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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