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이대론 안된다"…화장품 수익 악화에 토니모리 VC로 눈돌린다
입력 2020-05-21 16:17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

화장품 사업 악화의 늪에 빠진 토니모리가 벤처캐피탈 사업으로 위기 탈출 기회를 노린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토니모리는 자회사 토니인베스트먼트가 진행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율을 확대한다. 유증 규모는 49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4.97% 수준이다. 취득 이후 토니모리는 51%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토니인베스트먼트는 토니모리를 비롯해 제3자배정 출자도 추가로 단행한다.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이 35억원, 배 회장의 자녀인 배진형·성우씨가 각각 7억원 유증에 참여한다. 이에 따라 토니인베스트먼트의 자본금은 100억원까지 늘어나게된다. 실탄을 확보한 토니인베스트먼트는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신기술사업금융업 등록을 신청하기 위한 자본금 요건을 갖추어 오는 다음달 초 금융위원회에 신기술사업금융업 등록을 신청 할 예정이다.
토니인베스트먼트는 신사업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전문경영인(CEO)로 'VC 베테랑' 윤영민 대표를 영입했다. 윤 대표는 삼성경제연구소와 삼성전자를 거쳐 2000년 코오롱인베스트먼트의 창립멤버로 합류한 이후 2007년부터 작년말까지 대표로 활동하면서 이미 업계에서 벤처투자와 조합운용 능력을 검증 받았다.
이외에도 송철화 상무를 비롯한 국내 중견 신기술사업금융회사에서 현재 활동 중인 상무급 임원의 추가 영입을 확정하고 김승대 이사를 포함해 총 5명의 운용 인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토니모리가 VC 부문 확장에 열을 올리는 데는 화장품 사업의 저조한 실적과 연관이 깊다. 토니모리 매출은 2017년 2057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8년 1809억 원, 2019년1720억 원으로 줄곧 내리막길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17년 적자전환(영업손실 19억 원) 이후 3년 연속 적자 행진이다.
문제는 2017년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시작된 위기 상황 이후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화장품 시장의 회복 조짐이 좀처럼 안 보인다는 점이다.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상반기 국내 주요 채널인 로드샵, 유통점, 면세점 등 오프라인 채널의 트래픽 감소에 따른 큰 폭의 역신장을 예상하고 있다.
이번 신기사 출범 운용은 본 사업의 대안으로 신사업을 확장해 미래 동력을 찾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토니모리는 마이크로바이옴 전문연구기업인 에이투젠 인수를 비롯해 반려동물산업 전문기업 피엘그룹에 투자하는 등 벤처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번 신기사 진출을 계기로 헬스케어와 뷰티 분야를 포함해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을 조기 발굴하겠다는 포부다.
윤영민 신임 대표는 "신기사 인가를 받고 난 이후 펀드결성과 벤처투자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토니인베스트먼트가 수많은 스타트업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정통 벤처캐피탈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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