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에 `금융위기 전문가` 라인하트 하버드대 교수
입력 2020-05-21 15:21 

코로나바이러스19팬데믹(COVID-19대유행)으로 전세계가 전례없는 경제 위기를 맞은 가운데 세계은행(WB)이 '금융위기 전문가'인 카르멘 라인하트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를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임명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WB 총재는 2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세계 개발도상국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라인하트 교수의 경험과 전문성을 높게 평가한다"고 임명 배경을 밝혔다.
라인하트 교수는 지난 3월 23일 프로젝트신디케이트 기고를 통해 "코로나19위기는 금융위기로 시작되지 않았지만 금융 시장을 체계적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GFC) 때는 최소한 대규모 실직 사태와 가계대차대조표 부실 문제가 먼저 드러나지 않았다. 은행 등 금융기관이 GFC 때보다 건전해졌지만 최근 고위험 상품인 대출채권담보증권(CLO)이 빠르게 규모를 키웠고 이는 GFC사태를 야기한 부채담보증권(CDO)과 유사하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사태에 따른)저금리 환경에서는 CLO뿐만 아니라 이보다 더 위험도가 높은 대출이 이어지기 때문에 금융 시장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에콰도르와 레바논 등의 디폴트(채무 상환 불이행) 가능성을 언급했다.
라인하트 교수는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와 '이번엔 다르다'라는 책을 함께 쓰면서 책을 통해 중앙은행과 정책 입안자, 투자자 등이 시장에 거품이 끼는 조짐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조기 경보 시스템을 강화해야한다고 강조해왔다.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6월 한국을 방문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은 저금리 기조 속에 과도한 위험추구(risk-taking)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신용이 낮은 민간 부문을 시작으로 부채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쿠바 출신인 라인하트 교수는 컬럼비아대 대학원 경제학 박사과정을 마치고 국제통화기금(IMF) 연구부 사무관과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을 거친 후 하버드 케네디스쿨에서 국제경제학을 가르쳐왔다. 이전에는 베어스턴스 최고경영자(CEO)를 맡기도 했다.
한편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기금(IMF) 총재는 그의 임명 소식에 대해 "탁월한 선택이다. 특히 이런 위기의 순간에"라는 메시지를 트위터에 올렸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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