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K-진단키트 `한류`…전 세계서 러브콜
입력 2020-05-21 10:45  | 수정 2020-05-21 11: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국내 기업들이 만든 코로나19 진단키트를 향해 전 세계적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업계에선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 지속될 수록 'K-진단 한류'는 앞으로도 이어지리란 전망이 나온다.
21일 식품의약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수출용 허가를 받은 코로나19 진단키트는 총 46개사 72개 제품이다. 여기엔 국내에서 정부 긴급사용승인(EUA)을 받은 6개사(바이오세움·바이오코아·씨젠·솔젠트·SD바이오센서·코젠바이오텍) 6개 제품도 포함돼 있다. 이들 여섯 군데 이외 기업들은 국내 긴급사용승인을 받진 못했어도 수출용 허가를 받아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수출 대상국은 북미와 남미, 중동, 유럽, 아프리카 등 전 세계를 아우른다.
일례로 체외진단 전문기업 수젠텍은 자사가 개발한 코로나19 항체 신속진단키트가 러시아 정부로부터 정식 사용승인을 받았다고 21일 밝혔다. 러시아 정부가 코로나19 항체 신속진단키트 사용을 허가한 건 수젠텍 제품이 처음이다. 수출 규모는 130억원대 규모로, 현지 업체를 통해 러시아 정부기관 및 기업, 의료기관 등에서 사용될 예정이다. 수젠텍에 따르면 이미 6월말 생산 물량까지도 공급처가 확정됐다.
지금까지 러시아에서 사용 중인 코로나19 항체 신속진단키트는 정식 사용승인이 아닌 임시 사용승인을 받은 제품들이었다. 수젠텍에 앞서 유럽산 항체 신속진단키트가 러시아에서 정식 사용승인을 받았으나 중국산인 해당 제품이 정확성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승인이 취소된 바 있다. 현재 러시아는 코로나19 확진자가 30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사태가 심각한데,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확진자가 많다.

수젠텍 관계자는 "3~4월에는 유럽 CE 인증만 있으면 대부분 국가에서 진단키트를 사용할 수 있었는데 최근 중국 제품들에 대한 품질 문제가 속출해 각국으로부터 개별 인증을 받으라는 요구가 늘고 있다"며 "이번 승인은 스페인, 스위스, 프랑스 등 유럽 소재 주요 연구소에서 실시한 정확도 검증과 브라질 ANVISA(위생감시국) 정식등록에 이은 성과"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이후 수젠텍이 공식적으로 밝힌 진단키트 공급계약은 규모는 600억원대다. 수젠텍은 3월 말부터 본격적인 수출을 시작해 4월 한달에만 100억원 규모의 진단키트를 출하했고, 5월부터는 일주일에 200만개씩 생산을 하고 있다.
씨젠 역시 올해 1분기 만에 지난해 매출액의 약 70%를 달성한 상태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이미 지난해 실적을 한참 초과했고, 총 60여개국에 2000만회 검사가 가능한 코로나19 진단키트 물량을 수출한 바다. 최근에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를 통해 브라질에도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공급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유일한 K진단 장비 국산화 기업인 바이오니아 또한 최근 인도네시아에 68억원 규모의 코로나19 진단키트와 장비 등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아프리카 가봉, 중동의 레바논에도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어 수출절차를 밟고 있다. 바이오니아는 올해 1분기 매출액이 1.9배 가까이 뛴 상황이다. 진단장비 한 달 수출액이 지난해 1년 수출액의 2~3배 이상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월 1개국에 불과했던 수출 국가는 현재 106개국에 이른다. 수출 규모도 지난 1월 3400달러에 불과했던 것이, 지난달 20일 기준 1억3195만3300달러로 폭증했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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