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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두기처럼’ No 1. 토종 에이스 향기 내뿜는 구창모
입력 2020-05-21 07:19  | 수정 2020-05-21 08:30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0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7회초 NC 구창모가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안준철 기자
NC다이노스 좌완 구창모(23)의 2020시즌 출발이 좋다. 시즌 초반 피칭만 놓고 보면 국내 넘버원 토종 에이스의 향기가 난다.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 선발로 나선 구창모는 두산 선발 크리스 플렉센(26)과 명품 투수전을 펼쳤다. 비록 앞선 2경기 연속 이어왔던 무실점 행진이 무너지며, 1실점 하긴 했지만, 8이닝 동안 탈삼진 7개를 잡으며 두산 타선을 틀어막았다.
투구수는 정확히 100개였고, 최고 구속은 150km를 찍었으며, 포심 패스트볼(47구) 위주로 슬라이더(23구), 포크볼(20구), 커브(10구)를 구사했다.
이날 구창모에게는 1회말이 아쉽게 됐다. 2사 1루에서 김재환에게 좌중간에 1타점 2루타를 맞으며 선취점을 내줬다. 하지만 이후에는 삼자범퇴 행진의 연속이었다. 2회부터 4회까지 3이닝 연속 삼자범퇴 행진을 펼쳤고, 김재호에게 안타를 맞은 5회를 제외하고 6회부터 8회까지 다시 삼자범퇴로 두산 타자들을 돌려보냈다.
비록 이날 경기에서 NC는 연장 11회 박세혁에 끝내기 안타를 내주며 1-2패배, 7연승에서 연승이 끊기긴 했지만, 구창모의 피칭은 눈부셨다. 노디시전을 기록한 구창모의 올 시즌 성적은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41, 평균자책점 1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23경기(19선발) 10승 7패 평균자책점 3.20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올 시즌 출발은 분명 국가대표 에이스 양현종(32·KIA타이거즈)를 능가할만하다. 한마디로 알을 깨고 난 구창모다.
앞서 이동욱 감독은 구창모의 폭풍 성장에 대해 볼배합 변화와 포수 양의지의 역할을 꼽았다. 이 감독은 "이전까지는 항상 강하게 던졌었는데, 올해는 적절하게 강약 조절을 하면서 변화구를 섞어 던진다"며 "타자들이 빨리 공을 치게 만든다. 그러다 보니 투구수도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구창모는 첫 등판에서 6이닝 90구, 두 번째 KT전에서 8이닝 106구, 두산전에서 8이닝 100구로 경제적인 피칭을 했다. 국가대표 안방마님 양의지의 존재도 마찬가지다. 이 감독은 형만 믿고 던진다라는 마음으로 안정감을 갖게 됐다”고 바라봤다.
또 구창모 자신도 지난해 와일드카드전을 앞두고 허리 피로골절로 전열에서 이탈, 프리미어12 대표팀까지 내려놨던 아쉬움이 절치부심(切齒腐心)으로 이어지며, 올 시즌 준비를 충분히 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스스로 느낀 게 많은 구창모의 성장이다.
NC다이노스 구창모가 지난 2월 2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애리조나대학 야구장을 배경으로 PF드림즈 강두기 포즈를 취했다.사진=안준철 기자
앞서 미국 애리조나 투손 스프링캠프에서 만났던 구창모는 올 시즌 여섯 번만 욕 먹겠다”고 다짐했다.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스토브리그에 나오는 국가대표 에이스 강두기처럼 되고 싶다는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드라마 속에서 국가대표 에이스로 성장하기 직전 강두기의 성적은 지난해 구창모의 성적과 같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젊은 선발 투수가 없다는 한국 야구의 현실에 구창모의 성장은 반가운 소식이다. NC의 에이스는 물론 차세대 국가대표 에이스로 기대를 높이고 있는 2020년 봄, 구창모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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