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후~ 안 부셔도 됩니다" 코로나 시대 바뀐 음주단속 풍경
입력 2020-05-20 15:44  | 수정 2020-05-27 16:08

"후~ 불지 않으셔도 됩니다. 마스크는 벗어주시고, 에어컨도 잠시 꺼주세요"
19일 저녁 9시 30분 서울 강서 구민회관 앞. 서울 강서경찰서 경찰관 10여명은 지난 1월 코로나19 우려로 운전자 다수를 대상으로 한 음주 단속이 중단된 지 112일 만에 일제 단속을 재개했다. 단속이 느슨해진 틈을 타 음주운전이 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날 경찰은 코로나 발생 전과는 다른 음주 측정기를 사용했다. 비접촉식 감지기인 이 기계는 운전자가 숨을 불지 않아도 차량 내 알코올 입자를 감지할 수 있다. 음주 단속 과정에서 비말을 통한 바이러스 감염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인 셈이다. 경찰관이 감지기를 5~10초 가량 차에 넣은 뒤 알코올 입자가 감지되면 기계는 붉은빛을 내며 반응을 보였다.
운전자들은 변화된 음주 단속이 생소하다는 반응이었다. 기존 방식에 익숙한 운전자 중에는 비접촉식 감지기에 숨을 부는 운전자도 있었다.
비접촉식 감지기는 운전자의 음주 외에도 차량 내 모든 알코올 입자를 감지하는 탓에 술을 마시지 않았음에도 감지기가 반응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경우 경찰은 숨을 불어 음주 여부를 판별하는 기존 감지기를 재차 사용했다. 2차 감지기에서도 알코올 성분이 감지될 시 운전자는 차량에서 내려 음주 측정기에 숨을 불어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게 된다.
다행히 이날 2시간여 단속에 응한 운전자 230여명 중 음주가 적발된 운전자는 없었다. 최웅희 강서경찰서 교통과장은 "코로나로 인해 음주 단속이 선별적으로 이뤄져 단속이 약화됐다는 평가가 있었다"며 "신형 감지기 도입으로 음주 단속의 효율성과 시민들의 경각심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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