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와대 경호원' 이상규, LG 핵심 불펜으로 자리매김

57살 류중일 LG 트윈스 감독은 어제(1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 직전과 경기 후에 24살 이상규를 언급했습니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전 "왼쪽 무릎 수술을 한 고우석이 3개월 정도 재활한다. 이상규와 정우영을 상황에 따라 마무리 투수로 활용할 계획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LG는 삼성을 10-6으로 눌렀습니다. 10-0으로 앞서가던 LG는 삼성의 추격을 뿌리치고 승리를 지켰습니다.

경기 후 류 감독은 "이상규는 8회 어려운 상황에서 등판해 경기를 잘 마무리 했다"라고 총평했습니다.

1군 무대도 밟지 못한 채 의무경찰로 군 복무하던 무명의 투수가 이제는 LG의 뒷문을 지키는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상규는 어제(19일) 10-5로 앞선 8회 말 2사 1, 2루에 등판해 대타 이성곤을 이루수 앞 병살타로 처리했습니다. 삼성의 추격 의지가 꺾이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상규는 9회 1사 후 강민호에게 1점 홈런을 허용했습니다. 그러나 1사 1루에서 김동엽을 삼루수 앞 병살타로 요리하며 경기를 끝냈습니다.

이날 이상규는 최고 시속 148㎞의 빠른 공과 예리한 슬라이더를 섞어 1⅔이닝을 2피안타 1실점으로 막았습니다.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팀 승리를 확정하는 공을 던졌습니다.

류 감독은 "고우석이 없다고 팀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며 "이상규와 정우영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이상규는 올 시즌 7경기에 등판해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2.16(8⅓이닝 7피안타 2실점)으로 활약 중입니다.

지난해까지 이상규의 1군 기록은 1경기 ⅓이닝 1볼넷, 1사구였습니다.

하지만 올해 이상규는 LG의 핵심 불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상규는 일반 프로야구 선수와는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4살 때 태권도를 시작해 중학교 1학년까지 태권도 선수로 뛴 그는 이후 야구공을 잡았습니다. 다른 선수보다 3∼4년 늦게 야구에 입문했습니다.

그는 "청원고 시절에 난 장점이 없는 선수였다. 타자로도, 투수로도 뛰어나지 않았다"라고 했습니다.

LG는 2015년 2차 7라운드 전체 70순위에 이상규를 지명했습니다.

강한 어깨를 살리고자 투수를 택한 그는 국군체육부대 혹은 경찰야구단에 특기생으로 뽑힐 수 없는 냉혹한 현실을 알고, 의무경찰로 현역 복무를 했습니다. 복무 기간 중 청와대 경호원으로 근무하기도 했습니다.

입대 전 최고 구속이 시속 140㎞도 나오지 않았던 이상규는 간절함을 담아 야구 훈련센터에서 개인 훈련까지 하며 구속을 끌어 올렸습니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는 시속 150㎞를 찍기도 했습니다.

1군 무대에 오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 시간 동안 이상규는 팔과 심장의 근육을 단련했습니다. 위기의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고 강한 공을 던집니다.

이제 LG뿐 아니라, 많은 야구팬이 이상규의 이름을 압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