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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13:11’ 두 얼굴의 kt, 180도 달라진 경기력
입력 2020-05-19 21:42 
kt는 19일 KBO리그 수원 한화전에서 5회까지 13점을 뽑았다. 이강철 감독(사진) 부임 후 한 경기 최다 득점 타이기록이었다. 하지만 개운치 않은 승리였다.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이상철 기자
재충전 후 더욱 막강해진 kt 타선이다. 맏형 유한준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 이강철 감독 부임 후 한 경기 최다 득점 타이기록까지 세웠다.
그렇지만 개운치 않은 승리였다. 12점 차를 리드하다가 한 이닝에 무려 9점을 허용했다. 이강철 kt 감독이 우려한 대로 허리가 아픈 데다 투수 교체도 문제가 있었다.
삼성은 19일 대구 LG전에서 4이닝 만에 두 자릿수 실점을 했다. 마운드가 붕괴한 사자 군단이다. 그렇지만 삼성 방패가 약해서 kt가 지난 주말 3연전에서 33점을 뽑은 게 아니다. 시쳇말로 ‘핵 타선이다.
이강철 감독은 타자들이 경기를 치를수록 빠른 공을 잘 대처하고 있다. 특정 선수가 아니라 선수들 모두가 타격감이 좋다. 일찌감치 점수를 많이 뽑으면서 상대가 (불펜의) 좋은 투수를 쓰지 못한 게 연승의 원동력이었다”라고 말했다.
kt는 15일부터 17일까지 벌어진 삼성과 수원 3연전에서 홈런 4개를 포함해 총 41안타를 몰아치며 33득점을 올렸다. 하루 휴식을 가진 뒤 치른 19일 수원 한화전에서도 5회말까지 장단 16안타로 13득점을 했다. 1회말 김민혁의 홈런을 시작으로 맹공을 펼쳤다. 4회말에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할 정도로 쉬어갈 타순이 없었다.
선발 평균자책점(2.23) 1위를 자랑하던 한화도 kt 앞에서 속수무책이었다. 선발투수 장시환은 3이닝 8피안타 7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임준섭(3이닝 9피안타 6실점)이 바통을 받았으나 kt의 불방망이를 식히기엔 역부족이었다.
이 감독 부임 후 kt의 한 경기 최다 득점은 2019년 7월 13일 창원 NC전의 13점이었다. 최소 세 번의 공격 기회가 남은 만큼 경신도 가능했다.
kt의 일방적인 흐름이었다.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는 6회초까지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7회초 한화의 거센 반격이 펼쳐졌다. kt는 박세진 이선우를 투입한 게 역효과를 일으켰다.
kt는 19일 KBO리그 수원 한화전에서 7회초 무려 9점을 허용했다. 13-1의 스코어는 순식간에 13-10이 됐다.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1년 전까지 kt 유니폼을 입었던 이해창의 홈런까지 터지면서 13-1의 스코어가 순식간에 13-10으로 바뀌었다. 안타 7개, 홈런 1개, 볼넷 2개, 사구 1개를 묶어 무려 9점을 뽑은 한화였다. 여유롭던 kt 벤치는 웃음기가 싹 사라졌다. 부랴부랴 주권을 내세워 급한 불을 껐다.
이 감독은 경기 전 우리 불펜 사정이 좋지 않은데 초반 대량 득점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kt의 최대 약점이다. 18일 현재 kt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6.75로 SK(8.03), 두산(7.88) 다음으로 높았다.
허약한 불펜을 효과적으로 운용하지 못한 이 감독의 미스였다. 지나친 낙관이었다.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끝까지 마음 편히 경기를 뛰지도 보지도 못했다. 평균자책점 7.71의 마무리 투수 이대은까지 나섰으나 홈런 허용 등 불안감만 드러냈다.
잘 풀리던 경기도 꼬였다. kt는 세 번의 공격 기회에서 안타 2개에 그치며 1점도 뽑지 못했다. 투·타의 불균형이 심각했다. 180도 달라진 kt의 경기력이었다. 이기고도 웃기 힘든 kt였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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