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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호수비’에 환호한 핀토, 1회 6실점이 ‘독’됐다 [현장스케치]
입력 2020-05-19 20:54 
19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벌어졌다. 1회말 SK 선발 핀토가 6실점을 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안준철 기자
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SK와이번스와 키움 히어로즈와의 팀간 첫 맞대결, 1회말은 좀처럼 끝나지 않았다. 키움이 타자일순하고도 공수는 바뀌지 않았다.
이날 SK는 1회말에만 6실점을 했다. 마운드에 위태롭게 서 있던 SK선발 리카르도 핀토(26)는 무려 31개의 공을 던졌다. 사실 핀토가 이렇게 많은 공을 던지면 안 될 상황이었다. 실책성 플레이가 일으킨 ‘나비효과였다.
첫 타자 서건창은 중견수 뜬공으로 잡은 핀토였다. 하지만 김하성에 안타, 이정후에 2루타를 맞고 1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박병호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한 핀토. 하지만 유격수 정현이 홈으로 강하게 뿌린 공은 포수 이홍구의 미트에 정확히 전달됐지만, 태그보다 3루주자 김하성의 발이 발랐다.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이후 핀토는 흔들렸다. 이택근의 안타와 박동원의 2루타로 2점을 더 내줬다. 여기에 김혜성이 2루수 방면 땅볼을 처리했는데, 2루수 김창평의 송구가 늦어 내야안타가 됐다. 이어 이지영이 다시 2루쪽 타구를 보냈는데, 김창평의 포구 실책이 나왔다. 결국 실책 이후 키움은 타자일순, 핀토는 6실점했다. 자책점은 5점이었지만, 실책성 플레이로 실점이 늘어난 건 분명했다. 힘겹게 이닝을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는 핀토의 표정은 안타까움과 원망이 뒤섞여 있었다.
1주일 전과 비슷하게 전개된 상황이었다. 핀토는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 13일 잠실 LG트윈스전 선발로 나섰지만, 4⅔이닝 동안 10실점하면서 패전투수가 됐다. 10실점이지만, 자책점은 2점이었다. 당시도 김창평의 실책으로 실점이 늘었다. 팀의 연패도 끊지 못했다. SK는 핀토가 첫 선발등판해, 승리투수가 된 지난 6일 문학 한화 이글스전 승리 이후 10연패 중이다.
하지만 곧바로 이어진 2회초 SK공격이 힘을 냈다. 4점을 뽑아 핀토의 표정을 잠시나마 밝게 했다. 3회초에도 1점을 추가해 5-6, 키움을 1점 차까지 추격했다.
이후 핀토는 4회말 수비에서 활짝 웃었다. 여전히 1점 차로 뒤진 상황에서 1사 후 핀토는 김하성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이정후에 2루아, 박병호를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위기가 됐다. 그리고 이택근과 대결한 핀토는 3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빠지는 빠른 타구를 허용했다. 그때 3루수 최정이 몸을 날려 공을 잡았고, 5-4-3 병살로 연결했다. 실점 위기를 무실점을 바꾸는 호수비였다. 핀토는 최정의 호수비를 감상한 뒤 펄쩍펄쩍 뛰었다. 마치 축구선수가 골 세리머니를 하는 듯한 몸짓이었다. 2주 연속 내야 센터라인의 수비 덕을 보지 못한 한풀이라도 하는 춤사위였다.
19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벌어졌다. 4회말 1사 만루에서 SK 핀토가 키움 이택근을 병살로 잡은 후 호수비를 펼친 최정과 기뻐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재현 기자
하지면 결국 1회말 긴 피칭이 독이됐다. 5회말 핀토는 1사 후 김혜성에 내야안타를 허용한 뒤, 이지영에게도 중전안타를 맞았다. 결국 투구수 97개가 되면서 김주한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김주한은 불안했다. 박준태에 연거푸 볼 2개를 던졌고, 결국 사구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후 서건창의 적시타, 김하성, 이정후에게 연거푸 볼넷을 내주며 핀토의 실점은 8점(7자책)까지 늘었다. 불과 전 이닝 최정의 호수비에 환호하던 핀토의 표정은 다시 웃음기가 가셨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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