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가로수 때문에 차도로 다녀요"…길 막고 쓰러지는 가로수
입력 2020-05-19 19:30  | 수정 2020-05-19 20:29
【 앵커멘트 】
다가오는 여름철 시원한 그늘을 주는 가로수는 소중한 피난처죠.
그런데 좁은 길에 심어놔 가로수가 지나가는 길을 막는가 하면, 최근에는 갑자기 쓰러지는 등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강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인도입니다.

보행자들이 가로수를 피해 지나가고, 경계석을 따라 위태롭게 걸어갑니다.

▶ 스탠딩 : 강세현 / 기자
- "인도를 따라 가로수가 늘어서 있는데, 가로수와 난간 사이의 거리는 사람이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습니다."

인도 폭을 재보니 80cm 정도로 현행법상 확보해야 하는 기준에 한참 모자랍니다.

▶ 인터뷰 : 주성진 / 경기 고양시
- "마주 오는 분은 비켜줘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어서 불편하고요. 우산을 혼자 써도 가로수 때문에 불편한 경우가 많은데…."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더 난처합니다.


휠체어 폭은 60cm가 넘는데 도로의 여유 공간은 부족해 아슬아슬하게 지나가고, 혹시나 화단에 바퀴가 빠질까 불안하기만 합니다.

▶ 인터뷰 : 신인기 / 성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회원
- "좁으면 돌아가서 차도로 가야 해요. 저는 뇌성마비라 갑자기 운전을 못 할 때가 있거든요. 차가 와서 접촉하지 않을까 식은땀을 흘릴 때가…."

관리 부실로 가로수가 갑자기 쓰러지는 것도 문제입니다.

지난해 서울에서 갑자기 양버즘나무가 부러져 오토바이를 덮치며 운전자가 다쳤습니다.

양버즘나무 등 대형 수목은 공사하다 뿌리가 잘린 뒤 균이 침투해 밑동이 썩기도 하는데, 도로의 시한폭탄이 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규화 / 서울대학교 식물병원 박사
- "큰 나무가 자랄 수 없는 공간에 나무를 심어놓았습니다. 지상에서 충돌이 일어나고 지하에서도 충돌이 일어나며 뿌리가 잘리는 겁니다. 크기가 작은 소교목을 심는 전략으로…."

시민과 가로수가 공존할 수 있도록 관리 대책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강세현입니다. [accent@mbn.co.kr]

영상취재 : 이동학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
영상제공 : 서울 중부소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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