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외국인 `백신` 맞고 컴백…코스피 박스뚫고 1980
입력 2020-05-19 17:55  | 수정 2020-05-19 19:48
18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시장 폭등의 트리거가 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모더나' 파워는 곧이어 개장한 한국 증시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좀처럼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던 코스피가 유력 백신 후보의 등장 소식에 19일 단 하루 만에 2.25% 상승하며 1980.61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198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3월 6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이에 따라 코스피 2000 돌파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코스피에서 '찔끔' 사고 '왕창' 팔던 외국인이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한 3월 이후 가장 많은 금액인 3658억원어치를 이날 사들이며 '외국인 컴백'에 대한 기대까지 높였다. 기관 역시 8432억원어치를 사들이며 모처럼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를 연출했다. 그동안 계속 순매수를 이어가던 개인은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1조186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올해 1월까지 3202억원을 코스피에서 샀지만, 2월 들어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한국 주식 매도를 이어왔다. 외국인은 코로나19 사태가 절정에 달한 3월에만 12조5174억원어치의 코스피 주식을 팔면서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규모 매도를 기록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2000선 근처로 다가서면서 외국인의 패시브 자금 매도 강도가 약화되고 중립적인 기조로 전환하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종목별로 보면 외국인은 5월 들어 코로나19 수혜주로 불리는 소위 '언택트(비대면)'주 위주로 주식을 매수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달 들어 19일까지 외국인 누적 순매수 상위 종목에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 대표적인 언택트주가 포진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러나 18일과 19일 양일간은 변화가 감지됐다. 그동안 줄곧 팔기만 했던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위주로 순매수한 것이다. 이틀간 외국인은 삼성전자(1411억원), 삼성전자우(505억원), 현대차(477억원), SK하이닉스(396억원) 등 그간 많이 팔았던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두고 두 가지 해석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격화로 대만 TSMC가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에서 신규 수주를 받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어 매수했다는 의견이다. 또 하나는 코로나19로 꽁꽁 묶였던 경제활동 재개가 이번 주부터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가시화되면서 불안감이 걷혔고, 이에 따라 한국 증시에서도 시가총액 상위에 있는 종목 위주로 외국인이 사들이며 '컴백'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들어 외국인이 삼성전자, 현대차 등 경기를 타는 대형주를 사들인 건 주요국 경제활동 재개와도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박인혜 기자 / 안갑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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