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유가 올랐는데…원유ETN 수익률 제자리
입력 2020-05-19 17:54  | 수정 2020-05-20 14:01
바닥 없이 추락하며 투자자들을 좌절하게 했던 원유선물값이 반등하면서 이와 연동된 상장지수 상품도 자유낙하 때와는 정반대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원유선물값의 1배수를 추종하는 상품은 이달 들어 낮게는 20%에서 높게는 50%가량 급등했다.
다만 레버리지 원유선물 상장지수증권(ETN)은 예외다. 가격 조성 기능이 마비된 채 반복적으로 거래 정지를 맞으면서 가격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물 가격은 만기(19일)를 하루 앞두고 배럴당 31.83달러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1일 개장가가 19.04달러에 불과했던 6월물 원유선물은 18일까지 67.12% 올랐다. 같은 기간 7월물은 43.60%, 8월물은 32.58% 올랐다. 통상 원유선물은 만기가 가까운 월물에 투기적 수요가 몰려 등락폭이 가파르다.
유가 상승에 따라 원유선물 가격과 정방향으로 연동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지난달에 비해 크게 올랐다. 시가총액 1조4000억원으로 국내에서 규모가 가장 큰 원유선물 ETF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 WTI원유선물 ETF는 이달 들어 18일까지 49.77% 올랐다. 같은 기간 6월 만기 원유선물 상승폭보다는 낮고, 7월 만기 원유선물 상승폭보다는 높은 수치다. 지난달 말 6월물을 모두 매각한 뒤 원월물을 담았기 때문에 이 같은 수익률 격차가 나타났다. KODEX WTI원유선물 ETF는 지난 7~13일 진행된 롤오버를 통해 7월물을 모두 매각하고 8월물·9월물 선물을 편입했다. 다음 롤오버가 이뤄지기 전까지 상품 가격은 보유 비중이 높은 8월물 가격에 크게 연동되는 구조다. 한편 레버리지 WTI원유선물 ETN 4종은 거래 재개와 거래 정지를 반복하면서 레버리지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유가 상승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상품 가운데 거래량이 가장 많은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선물 ETN은 이달 들어 14.5% 오르는 데 그쳤다.
최근 극심하게 고평가된 가격이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유동성공급자(LP) 물량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는 데다 거래 정지가 반복된 까닭이다. 지난달 실시간지표가치(IIV)보다 수백 % 높은 가격에 거래되던 레버리지 원유선물 ETN은 이달 원유선물값이 올라오면서 괴리율이 100%대로 좁혀졌다. 이들 상품은 괴리율이 12% 밑으로 내려오기 전까지 하루 단일가 매매 이후 3거래일간 거래가 정지되는 '징검다리' 매매 패턴을 반복할 예정이다.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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