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상장사 2분기도 암울…매출 줄고 영업익도 21% 감소할듯
입력 2020-05-19 17:45  | 수정 2020-05-19 23:08
지난 1분기 상장사 당기순이익이 반 토막 났지만 전문가들은 2분기 더욱 악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대유행이 진정된다는 전제 아래 오는 3분기부터 반등해 다소나마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증시는 '상저하고(상반기 낮고 하반기 회복)'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분석한 올해 2분기와 연간 실적 컨센서스를 보면 이 같은 전망이 확연히 드러난다. 증권사 3곳 이상 실적 예상치를 발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74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2분기 상장사 영업이익은 총 24조23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2% 하락할 전망이다.
지난 1분기 상장사 매출은 소폭 상승했지만, 전문가들은 올 2분기는 매출마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는 상장사 올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8%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상장사 실적은 2분기 바닥을 찍고 3분기부터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줄지만, 영업이익은 20.8%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코로나19 확산이 다소 진정된다고 전제하면 하반기 들어서는 급락세가 잦아들 것이라는 의미다. 이 결과 증권가는 올해 연간 기준으로 상장사 영업이익(195곳 기준 125조7575억원)이 지난해보다 4.0%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이는 지난해 하반기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해야 하는 수치다.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1월 20일)하기 전인 1월 17일만 해도 에프앤가이드가 상장사 274곳을 대상으로 집계한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183조11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8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 바 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분기 실적을 종합적으로 볼 때 한국은 다른 주요 국가보다 코로나19에 따른 기업 피해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최악의 경우 올해 상장사 영업실적이 지난해보다 10~15% 하락할 가능성 또한 열려 있다고 보고있다. 변 센터장은 "항공과 정유처럼 코로나 사태와 직접 연결되는 산업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기업 실적은 수출 부진으로 2분기 최악을 기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또한 "상대적으로 1분기 선방한 편이고 올해 3분기 이후 예상되는 상황을 반영해 주가가 오르고 있다"면서 "실적 향상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지만 절대적 수치만 보면 2분기까지 악화되고 3분기부터 실적을 조금씩 회복하는 모양새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2분기부터 증시는 업종별로 옥석 가리기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제안도 잇따랐다. 여전히 미국과 유럽이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은 실적 반등이 당분간 어렵기 때문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19 수혜 업종인지 아닌지에 따라 1분기 실적이 극명하게 갈렸다"면서 "장기적으로 보면 비대면 추세가 계속된다고 가정할 때 1분기 양호했던 언택트 산업이 앞으로도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 사태가 단기적으로 해결되기 어렵기 때문에 세계화 추세 등은 전부 타격을 받을 소지가 있다"면서 "올해 한 자릿수 실적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 지금은 투자할 때 밸런스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국 경제에서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반도체 업종은 여전히 양호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비대면 산업이라는 것이 상당 부분 반도체가 필요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유망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규식 기자 /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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