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파격제안 빠진 한남3 제안서…조합원들 불만 커져
입력 2020-05-19 17:28 
총사업비가 7조원에 달하는 서울 강북 최대 재개발 사업인 한남3구역의 건설 3사(현대건설·대림산업·GS건설) 입찰제안서가 공개됐다. 지난해 말 입찰 무효 과정에서 현행법 규정 위반 논란을 빚었던 '이주비 무이자 지원' '임대주택 0개' 등 내용이 모두 빠져 논란의 소지가 없어졌다. 그 대신 건설 3사는 공사비를 줄이고 사업비를 늘리는 등 조합원에게 이익을 주는 전략을 주로 내세웠다. 하지만 혁신설계 내용이 대거 빠지면서 건설 3사 제안서가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평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성냥갑 아파트를 더 이상 짓지 않기 위해서 당국의 전향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 3사는 1조3800억~1조6500억원에 달하는 공사비를 제시했다. 일부 건설사는 원안 대비 10% 이내에서 바꾸는 대안설계도 제시했다. 조합이 입찰제안서에 명기한 총공사비는 1조8800억원이었다.
이 밖에도 건설 3사는 이주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100% 지원(유이자 전제), 사업비 대여(유이자 전제·1조5000억~2조원 이상), 조합원 분담금 납부 시기 조정 등을 제시했다. 모두 조합원의 이익을 위한 조치다. 이에 더해 현대건설은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를 갖춘 현대백화점 입점도 내놨다.
반면 지난해 말 입찰 무효 당시 제안됐던 파격적인 안들은 모두 빠졌다. 당시 GS건설은 한강과 남산을 품은 지형적 특성을 활용해 아파트는 물론 테라스하우스, 펜트하우스 등을 설치하겠다고 했다. 대림산업은 임대주택을 단 한 채도 짓지 않고 강변북로를 가로지르는 조망대 설치 등을 제안했다. 3사 중 뒤늦게 혁신설계를 만들었던 현대건설은 한강 조망 가구를 늘리고 동 간 거리도 최대 56m 확대하는 안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제안서엔 서울시의 압박으로 인해 혁신설계가 포함되지 못했다. 이로 인해 한남3구역은 당초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던 것처럼 '동 간 거리 9m, 가구당 주차 대수 1.2대'를 기준으로 건설이 진행될 예정이다. 조합원 사이에선 "성냥갑 아파트를 만들려는 것 아니냐" "주차 공간이 다른 신축(가구당 1.8개)에 비해 너무 적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조영 법률사무소 국토 대표변호사는 "혁신설계 자체는 제안하도록 하고 추후에 혁신설계안대로 사업시행인가 변경을 해줄지에만 인허가권자인 당국이 개입하면 되는데, 그에 앞서 시공자를 선정할 때부터 혁신설계안을 막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추후 완공 때까지 최소 4~5년이 걸리는 만큼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고 좋은 아파트를 짓기 위해선 혁신설계에 우호적인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반포3주구 조합은 19일 서초구 인근 예식장에서 시공자 제1차 합동설명회를 열었다. 삼성물산은 강력한 보안서비스와 원스톱 생활서비스를, 대우건설은 최우수 고객을 위한 호텔급 컨시어지 서비스를 조합원들에게 어필했다.
[나현준 기자 / 이축복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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