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로나19에 흔들린 상장사, 1분기 순이익 반토막…"문제는 2분기"
입력 2020-05-19 14:19 

지난해 유가증권(코스피) 시장 상장사들이 거둔 순이익이 전년도 수준의 '반 토막'을 기록한 데 이어 올 초부터 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1분기 영업이익 또한 30% 넘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재확산 리스크가 수면 아래 있는 데다 유가 폭락과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우려 속에서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 먹구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국거래소가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 상장법인 592사의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전체 매출액은 495조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0.87% 증가하는데 그쳤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19조원, 11조원으로 각각 31.20%, 47.8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11.17%)를 제외할 경우 상황은 더 암울하다. 매출액은 440조원으로 같은 기간 0.31% 늘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0.98%, 61.79%까지 떨어졌다. 1년 전보다 몸집(매출액)만 조금 커졌을 뿐 내실(이익)을 부실한 '속 빈 강정' 신세를 면지못한 셈이다.
부채비율도 117.54%로 지난해 연말(112.96%포인트) 대비 4.58%포인트 올랐다.
문제는 3월 들어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실질적으로 2분기에 코로나 타격이 본격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1분기는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의 이익 하락률을 보이면서 큰 충격이 나타나지 않았으나 2분기에는 지표 악화에 따른 증시 충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2분기 이익 전망치가 마이너스 20% 미만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계속해서 하향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며 "증감률 회복은 올 3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 추정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데다 현재 예상되는 4분기 회복 기대치(60.6%)는 현실성이 떨어져 당분간 빠른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스닥 시장도 비슷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월 결산법인 가운데 비교 가능한 944사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47조2151억원으로 2조9692억원(6.7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88% 감소한 1조763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의 여파로 IT(정보기술)업종 중 비대면 관련업종인 소프트웨어·서비스업종 실적이 눈에 띄었다. 게임 개발사가 포함된 소프트웨어·서비스 업종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10.13%, 16.11% 올랐다. 이어 오락·문화 업종은 763.61% 영업이익 성장을 보이면서 코로나19를 피해 집안에서 여가를 보내는 수요 확대에 따른 덕을 톡톡히 본 것으로 확인된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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