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꿈의 신소재` 그래핀 상용화 물꼬 트나…국내 첫 대량생산 추진
입력 2020-05-19 13:33 
한국화학연구원 연구진이 그래핀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전기화학 박리공정 기반의 멀티 전극 시스템(왼쪽)으로 만든 가루 형태의 그래핀을 들고 있다. [사진 제공 = 한국화학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의 대량 생산에 나선다. 초고속 반도체부터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고효율 이차전지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욱 한국화학연구원 화학공정연구본부 책임연구원 연구진은 차세대 전기화학 박리공정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그래픽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멀티 전극 시스템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진은 연내 대량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그래핀을 양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핀은 탄소 한층으로 이뤄진 이차원 소재로, 강도와 열 전도성, 전기전도성 등 물리적 특성이 우수해 각광을 받아 왔지만 지난 10여 년간 상용화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 연구원은 "그래핀을 대량 생산하는 기존의 화학적 합성 공정의 경우 강산 처리로 인해 그래핀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전기화학 박리공정 기반의 멀티 전극 시스템은 흑연 전극에 전기를 흘려보내 그래핀을 아주 얇은 층으로 벗겨내는 방식으로 그래핀을 생산한다. 그래핀은 장치 하단의 필터를 통해 용액과 분리돼 가루 형태로 추출된다. 제조 단가는 g당 2000원 수준으로 저렴하고, 고품질의 그래핀을 얻는 데 1시간밖에 소요되지 않는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화학연은 이 같은 공정 기술을 국내 중소기업인 엘브스지켐텍에 이전하고 연내 그래핀 대량 생산을 목표로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엘브스지켐텍의 모회사인 엘브스흑연은 국내 흑연광산의 채굴권을 확보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흑연 채굴에 들어갔다. 박철용 엘브스지켐텍 대표는 "고품질의 그래핀을 저렴하게 시장에 대량 공급해 그래핀 상용화의 문을 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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